[이코노믹데일리] AI 에이전트 기술이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각자의 서비스 구조에 맞춘 적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검색·메신저·커머스 등 기반이 다른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사한 기술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품화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는 주요 서비스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플랫폼을 재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분석 기업 어도비애널리틱스는 지난 10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빅테크의 신규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소매 웹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대비 80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AI 기반 방문자의 구매 확률도 일반 트래픽보다 38%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흐름 속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년을 ‘에이전트 중심 서비스’ 전환 시점으로 설정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쇼핑·광고·스마트스토어 생태계를 기반으로 ‘검색–이해–실행’을 하나로 연결하는 실행형 검색 구조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판매자·결제·리뷰·광고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사용자의 탐색부터 구매 실행까지 이어지는 ‘검색의 마지막 단계’를 에이전트가 자동화하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내년 1분기 쇼핑 에이전트, 2분기 AI 탭에 이어 두 기능을 통합한 에이전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검색어 입력 중심 탐색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취향·가격 조건·재고 등을 에이전트가 종합 판단해 즉시 구매 옵션까지 제시하는 방식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에서 “주요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뒤 사용자 만족도와 매출 모두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했다”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쇼핑은 물론 검색, 광고 등 핵심 서비스 전반에 고도화된 에이전트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메신저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살려 ‘생활형 에이전트’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1분기 출시될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LLM) ‘카나나’를 카카오톡과 연동해 일정 관리, 송금, 예약, 선물하기, 간단한 업무 자동화(툴콜 기반) 등 반복 작업을 대화 흐름 안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색·쇼핑 중심의 네이버와 달리 사용자의 대화 맥락을 인식해 필요한 기능을 바로 실행하는 구조로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신저 플랫폼의 구조적 강점을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월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의 대화창은 더 많은 것을 실현하는 ‘가능성의 창’이 될 것”이라며 “‘카톡 해’라는 말은 이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의미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내년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 전략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증명해야 할 분기점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검색·쇼핑 중심의 ‘실행형 에이전트’로 플랫폼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전략을,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생활형 에이전트’로 일상 속 사용자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어느 접근법이 플랫폼 시장 재편의 주도권을 가져갈지는 내년 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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