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약 두 달이 지나면서 시장에서는 '반쪽짜리 규제'라는 평가가 강해지고 있다. 대책의 핵심이었던 전방위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가 실수요자의 거래를 급격히 위축시킨 반면, 고가 아파트 중심 거래가 이어지며 시장 평균가격이 더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목표로 했던 '가격 안정' 효과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만 아니라 평균 매매가도 계속 상승 추세를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99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12억6177만원 대비 4819만원 상승한 수치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했다. 9월 공급대책에 이어 10월 10·15 대책 등 정부의 공급 의지와 수요 억제가 연속으로 발표됐지만 가격이 단 한 차례도 꺾이지 않은 모양새다.
거래량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85건으로, 10월 8461건 대비 약 77% 감소했다. 규제 직후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토지거래허가 대상 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중저가·중위가격대 단지의 거래가 사실상 멈춘 반면 고가 아파트 중심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한강벨트 아파트에서 거래가 지속되며 나타났다.
실제로 가격 상승을 동반하며 강남3구와 한강벨트 주요 단지들은 잇따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토대로 10·15 대책 시행 전후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규제지역으로 추가된 서울 21개 구와 경기도 12개 시·구의 평균 가격이 대책 시행 전보다 각각 1.2% 상승했다고 14일 밝혔다.
분석 기간은 규제지역에 이어 토허구역 적용까지 '삼중 규제'가 모두 시행된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대책 시행 전(10월1∼19일)과 시행 후(10월20일∼11월12일)이며, 동일 단지·동일 면적에서 각 1건 이상 거래가 발생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했다.
서울 신규 규제지역에서는 대책 시행 이후 45건의 신고가 거래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53%(24건)가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로 집계됐다.
아울러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72% 상승해 2020년 9월(2.00%)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상승의 대부분은 강남·서초·송파, 그리고 한강변 핵심 입지 단지가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업계는 시장이 10·15 대책 적응도 빠르게 끝낸 것으로 보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이후에 고가 시장을 중심으로 규제 환경에 적응한 영향에 이후 대책들이 강도 높게 나왔어도 '현금 부자'들의 거래를 막지 못하며 대책의 역기능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이번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규제지역 거래량이 급감하며 표면적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된 것처럼 보이나 고가 아파트 매수세는 이어져 점차 자산 가치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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