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 "트럼프 변수,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경제 지표에 답 있다"

  • "정치적 발언보다 금리·물가·고용 지표 살펴봐야"

사진유대길 기자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리스크'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섣불리 예측하기보다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트럼프 리스크'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섣불리 예측하기보다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정치적 발언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금리·물가·고용 등 객관적 경제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 소장은 19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트럼프 진영이 물가 자극 우려를 의식해 관세 시행을 늦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트럼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변수를 보면 트럼프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할 수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시장 대응 방향이 불확실한 만큼 관세가 문서화됐어도 집행되기 전까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음은 조 소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경계해야 될 요인은 착시이고, 주목해야 하는 것은 초양극화다.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정도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발표기관에 따라 2% 안팎을 전망하고 있다. 1년 만에 2배가량 성장했으니 경제가 좋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일 뿐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수출 때문에 그나마 버티고 있는 중이고 내수는 굉장히 어렵다. 수출 안에서도 업종과 기업별로 굉장히 큰 격차가 있다. 실제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에 국민 대부분은 체감을 못할 것이다. 집값이 문제라고 하지만 이는 서울 중심의 상승세일 뿐이다. 주식 시장도 초양극화로 가고 있다."

-연말까지 경계해야 될 지표는.

"전반적으로 구조적 문제점은 있지만 어쨌든 수출은 증가세이고 민간소비도 정부 소비쿠폰 효과로 일단은 플러스다. 그러나 건설투자 부진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반등 이후 최근 다시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건설투자는 내수 부진에 따라 계속 하락세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이 떨어진 주된 요인으로 건설투자를 꼽은 만큼 건설투자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기업의 상황은 어떤가.

"정말 다행스럽게도 반도체는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내년에 반도체마저 어려워지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자동차 수출 증가율도 전년 동월 대비 계속 하락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럽이나 동남아 쪽으로 전기차와 SUV 수출을 늘리면서 버텨내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미 우리 수출 기업들은 치열한 고민으로 국가 다변화, 품목 다변화를 이뤄냈고 더 많은 성과를 이뤄낼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말 모르는 일이다. 관세와 관련해 우리가 지난 몇 개월간 경험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예측하려고 하면 안된다. 트럼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변수를 보면 트럼프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난해부터 우리 정부의 정책 대응 방식은 통화 정책에서 재정 정책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큰 효과를 내기 굉장히 어렵다. 한정된 재원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정부가 속도감 있게 나설 필요가 있다. 통화 정책이 뭉툭한 칼이라면 재정 정책은 정밀유도탄처럼 필요한 곳에 제대로 꽂혀야 한다."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코로나 이후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전 세계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많은 돈이 풀려있다. 돈은 어딘가로 흘러가야 한다. 누군가는 현재의 코스피가 버블이라고 하지만 펀더멘털이 좋아져서 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은 버블이 아니다. 결국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한다."

-오랜 기간 LG경영연구소에 계시다가 NH금융연구소로 옮기게 된 이유는.

"제조업 관련 연구소에 있다가 금융 연구소로 오면서 배우고 있는 부분과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 중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곳이 있다. 그러나 NH는 출발 자체가 우리 토종 자본에 기반해 만들어진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소장으로서의 중장기 계획은.

"연구소는 크게 거시경제·금융을 분석하는 부문과 업종별 산업을 분석하는 부문이 있다. 현재 두 팀은 주기적으로 회의와 소통을 하면서 내부 역량을 높이는 과정에 있다. 현재 연구소는 금융지주의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거시경제 현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외부에 주기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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