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의사 진단능력 떨어트린다... '기술 의존' 부작용 경고

  • KISTEP, '주요국 의료 AI 규제 체계 현황과 전략' 보고서 발간

  • 전문의가 내시경 사용 중단하자, 병 진단 검출률 20% 감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료 인공지능(AI)이 진단 보조를 넘어 의료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AI에 대한 기술 의존이 의료진 본연의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6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발간한 '주요국 의료 AI 규제 체계 현황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AI 활용이 증가하는 흐름과 함께, 사용 중단 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확인됐다. 

의료AI는 질병 예측, 진단 보조, 치료 계획 수립 등 진료 지원을 넘어 환자 관리, 행정 간소화 등 여러 영역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5월까지 승인한 AI·기계학습(ML) 기반 의료기기는 1247으로 2016년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약 75%는 영상의학 분야로 의료영상 분석과 진단 보조 목적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고서는 이러한 기술 도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현상과 효과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란셋(LANCE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구 경력 10년 이상 내시경 전문의를 대상으로 AI 사용이 진단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AI 사용을 중단하자 '전암성 선종' 평균 검출률이 20%나 감소했다. 

KISTEP은 "AI의 정기적 의료 현장 도입이 의료진의 진단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임상 근거"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시스템 장애나 사이버 공격 등으로 AI 지원이 갑자기 중단될 경우 의료진의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AI에 대한 장기 의존이 의사의 임상 판단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KISTEP은 이에 따라 새로운 규제와 교육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의료진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AI 없이도 임상 판단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심현아 KISTEP 바이오혁신전략팀 연구위원은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부정적 현상이나 효과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하고 규제 체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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