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 이어 태광도...재계, 잇단 조선업 진출 배경은

  • 슈퍼사이클·'마스가' 훈풍에 조선업 진출 러쉬

  • 조선업 투자 '양날의 검'...밸류체인 강화 vs 리스크 확장

태광산업 본사 사진장소영 기자
태광산업 본사 [사진=아주경제DB]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조선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포스코그룹이 최근 HMM 인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태광그룹도 케이조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기존 주력 산업의 부진 속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석화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컨소시엄을 구성, 케이조선 예비인수의향서(LOI)를 공동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 99.58%와 회사채 등이다. 인수 가격은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케이조선 인수에 뛰어든 곳은 태광그룹을 포함해 총 3곳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이 케이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 조선업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파트너로 주목받으며 단기 호황을 넘어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란 평가다. 

케이조선은 한화그룹과 HD현대에 대비 규모는 작지만, 마스가 프로젝트의 수혜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만 해도 주력인 탱커선(원유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중심으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기업의 조선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스가 주역으로 불리는 한화그룹 역시 지난 2023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을 출범시켰다. 한화그룹은 조선업 진출을 통해 기존 사업인 방산·에너지 부문과의 시너지 이끌어 종합 방산·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포스코그룹도 최근 HMM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HMM 인수를 통해 철광석 수입부터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물류 일원화' 체계를 구축해 원가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선업 진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는 예측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이 업·다운 사이클이 뚜렷한 산업인 데다, 대규모 설비 투자 및 인력난 등의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태광그룹의 행보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밸류체인 완성도를 높이려는 포석"이라면서도 "인수 이후 인력 확보와 원가 관리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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