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U-17 여자축구, 월드컵 2연패…평양 거리 '열광의 물결'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 '투톱' 맹활약…북한, 통산 4번째 우승

북한 주민들이 시내 대형전광판으로 결승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2연패를 달성한 가운데, 평양 한복판에서 북한 주민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선중앙TV는 9일(현지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북한이 네덜란드를 3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경기를 10일 오후 8시 30분 녹화 중계했다. 11일에는 평양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평양역 대형 전광판 앞에는 인파가 몰려 인공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시민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일부 운전자는 차를 세우고 경기를 지켜봤으며, 식당마다 TV 앞에 모여 앉은 손님들의 응원 열기가 이어졌다.

노동신문은 12일 "어린 자식을 품에 안은 젊은 여성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대형 전광판 앞에서 경기를 지켜봤다"며 "평양역 주변은 환희와 격정의 바다로 화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이 서로를 얼싸안고 승전의 기쁨을 나눴다"며 현장의 열기를 상세히 묘사했다.

 

북한 주민들이 시내 대형전광판으로 결승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주요 스포츠 경기와 관련해 실내 응원 장면이 아닌 거리응원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또한 조선중앙TV는 선수 가족이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며 기뻐하는 모습도 함께 보도했다.

북한 엘리트 축구의 요람으로 불리는 평양국제축구학교도 환희에 휩싸였다. 이번 대회에서 8골을 터뜨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유정향은 최우수선수상(골든볼)과 득점왕(골든부츠)을 동시에 수상했다. 7골로 득점 2위를 기록한 김원심은 실버볼과 실버부츠를 받았다. 두 선수 모두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으로 노동신문은 "우리의 미더운 여자축구 선수들의 승전 소식이 전해진 때부터 시간이 퍽이나 흘렀지만 학교에 차 넘치는 감격과 흥분은 좀처럼 잦아들 줄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북한은 2008년, 2016년, 2024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U-17 여자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아주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