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다케시마의 날' 장관 참석 여부에 명확한 답 피하며 "적절히 대응"

  • 다카이치, 총재선거 당시엔 "각료 참석해야" 입장

  • 日언론 "시마네현 요구에 다카이치 대응 주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연합뉴스
1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질의에 응답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른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에 장관급 인사를 파견할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총리 취임 전 “장관이 당당히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던 발언과 달리, 정부 대표 파견 수준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10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으로부터 “자민당 총재 선거 때 밝힌 입장대로 각료를 보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정부 대표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경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양국 정상의 리더십으로 잘 관리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9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본래 장관이 다케시마의 날에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겠느냐”며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총리 취임 이후에는 당시의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나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원론적 표현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다케시마의 날’은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매년 2월 22일 주최하는 행사로, 시마네현은 일본 정부가 각료급 인사를 파견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13년 연속으로 차관급인 정무관을 파견해 왔으며, 장관이 참석한 사례는 없었다.

마루야마 다쓰야 시마네현 지사는 지난 4일 아카마 지로 영토문제담당상과 만나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각료가 참석하기를 바란다”며 공식 요청서를 전달했다. 그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본 정부가 보다 ‘의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카마 담당상은 “의뢰 문서를 접수했으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답변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입장에 입각해 대응하겠다”며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정부 대표 파견 수준이나 장관 참석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표현 외에는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취임 전 강경 보수 성향으로 유명했던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때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재개할 뜻을 밝히면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총리 취임 후에는 야스쿠니 신사 예대제 기간 중 참배를 보류하고,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등 비교적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각료를 파견할 경우 한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시마네현의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월 행사에 파견할 정부 대표의 격을 두고 내부 검토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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