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본기 없으면 AI 전환 실패...반도체 앞세워 AI 시대 마중물 되자"

SK그룹 CEO세미나 폐회사

"절차 만드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

메모리 중심 토털 AI 솔루션 기업 도약

내주 임원인사·조직개편 이어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각 사가 추진하는 사업의 운영개선(O/I)을 지속해서 추진함으로써 본원적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기반으로 다가오는 AI 시대 주도권 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9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계열사 CEO와 주요 임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5 CEO세미나'를 개최했다.

CEO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3대 회의로 꼽힌다. 이번 세미나에선 구조 재편을 통해 AI 시대에 맞게 비즈니스 코어(본질)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모든 임원이 공감했다.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보건∙환경, 정보보안, 준법경영 분야에 대한 역량을 끌어올려 회사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는 것에도 뜻을 모았다.

최 회장은 "O/I의 핵심은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라며 "O/I를 하려면 회사와 사업에 갖춰진 프로세스(절차)를 '잘 만들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기본적인 바탕 없이 AI 전환을 추진하면 실패를 맞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난 5~10년간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보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I를 완수해야 그 위에 AI를 더 쌓을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 산적한 경영 문제를 하나둘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이 점에서 최 회장은 본업으로 축적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의미하는 '도메인 지식'을 충실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메인 지식이 없는 상태로 AI만 도입해서는 일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도메인 지식을 갖춘 상태가 되어야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계열사 CEO들은 향후 AI 추진 성과와 과제 공유·점검을 통해 그룹 전체의 AI 실행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주축으로 하되 AI 데이터센터 등 고객에게 종합적이면서도 다양한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사업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사의 정보보안 수준 향상을 위한 개선 방안 논의도 이어졌다. 정보보안을 전략경영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보안 개선 우수사례 등도 공유했다.

한편 SK 계열사는 CEO세미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부터 계열사별로 본격적인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