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31)씨는 최근 중고거래로 물건을 보내야 했다. 바쁜 업무 탓에 직접 택배를 보내기는 어려운 참에 김씨는 평소 자주 사용하던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에 새로 생긴 ‘방문택배’ 서비스가 떠올랐다. 앱에서 택배 수거 시간을 예약했고 다음 날 택배 기사가 방문해 배송이 시작됐다. 김씨는 “출퇴근길에 따로 편의점에 들르지 않고 택배를 보낼 수 있어 훨씬 편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편의점 업계의 ‘택배 경쟁’이 뜨겁다.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삼던 기존 편의점 택배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의 집 앞으로 찾아가는 방문택배 서비스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 포화 상태에 직면한 편의점 업체들이 택배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확대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전날부터 방문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GS포스트박스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희망 장소와 날짜를 선택하면 택배기사가 방문해 수거 후 배송한다.
방문택배는 지난해 10월 BGF리테일이 운영 중인 편의점 CU가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이용 건수가 5000건을 돌파하면서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
방문택배 후발주자인 GS25는 CU보다 저렴한 운임비를 책정한 것에 더해 할인 행사까지 진행 중이다. CU에서 5㎏/100㎝ 이하 물품의 운임이 5000원이지만 GS25는 4900원이다. 또 CU는 15㎏/140㎝, 20㎝/160㎝ 이하 물품의 운임을 각각 5900원, 6900원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GS25는 각각 5600원, 6800원으로 가격을 결정했다. 여기에 GS25는 12월 31일까지 방문택배 서비스에 대해 최대 13%가량 운임 할인 행사도 한다.
GS25는 2019년 가장 먼저 자체 물류망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인 ‘반값택배’를 시작했다. 고객이 편의점 점포에서 택배 발송을 접수하고 수령인이 자택 인근 점포에서 찾아가는 방식이다. CU도 2020년 비슷한 방식의 ‘알뜰택배’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2월 휴무 없이 운영하는 ‘착한택배’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편의점 업체들의 이런 행보는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편의점 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2분기에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 감소했다. 지난 1월 전국 편의점 점포는 4만8724개였지만 8월에는 4만7981개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전국망을 활용해 생활물류 거점으로 진화 중”이라며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업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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