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회동 가능성 낮아…성사되도 구체적 진전 어려워"

  • 김건 "2019년 판문점 회동 같이 '보여주기식' 이벤트 우려"

  • 김준형 "조건 없는 회담 있을 수 있으나 北 쉽게 안 나올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같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만일 성사가 되더라도 주목할 만한 성과는 도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아주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신중론을 제기했다. 김건 의원은 "미·북 간 회동이 성사된다 해도 2019년 판문점 회동과 같이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진지한 대화가 복원되는 계기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양측 간 실질적인 교신과 준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구체적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남북 대화, 북·미 대화의 구조적 협상 체계 복원 여부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간의 경험을 교훈으로 할 때 '탑다운'과 '바텀업' 방식이 상호 추동하는 '하이브리드' 협상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므로 깜짝 회동이 성사될지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국립외교원 원장을 역임했던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가능성은 제로"라며 "회담이라는 것은 서로 의제를 가지고 하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건 없는 회담으로 전격적으로 할 수는 있는데, 북한이 쉽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는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CNN, 로이터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11월) 아시아를 방문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비공개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하루 전 트위터 메시지를 계기로 32시간 만에 판문점에서 회동한 전례가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에 대비해 실무적 준비에 돌입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5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APEC 정상회의 계기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회담이 성사될 경우 판문점 북측 지역이 유력한 장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건 의원은 "외교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기대치를 높이기보다 신중하고 냉철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민감한 사안에 대해 국무위원이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와 다른 의견을 매번 공개적으로 내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우리 입지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떤 관측이 맞느냐보다) 남북 대화와 미·북 대화가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로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정부가 집중해야 할 과제"라며 그 과정에서 이뤄야 할 세 가지 원칙으로 △북한의 도발 중단 약속 확보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한 확고한 대북 억지력 유지 △비핵화 목표 견지를 제시했다.

최근 판문점 특별견학이 중단되는 내용이 공지됐고, 이 기간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기와 맞물린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 제안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준형 의원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조우했을 당시 사실상 그 전날 성사됐기 때문에 그 정도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고, 한국도 그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적대적 교전 국가에 올 수 없으니 장소는 판문각이 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얻을 것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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