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가을의 정취가 내려앉은 구례군 지리산 대화엄사에서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주제로 '제21회 화엄문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불교의 장엄한 의식부터 청년들의 활기 넘치는 라인댄스까지, 3일간 화엄사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특별한 문화 축제의 공간이 되었다.
축제의 시작은 역사의 숭고함이었다. 10일, 화엄사 각황전을 지켜낸 故 차일혁 경무관 67주기 추모재가 엄숙하게 봉행되었고, 이어 인묵스님, 동환스님 등 최고 어산 종장들이 집전한 괘불재는 장엄한 불교 의식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11일, '오래된 미래 더 새롭게'라는 주제 아래 150여 명의 요가 동호인들이 고즈넉한 사찰 마당을 채웠다.
요가 참가자들은 사찰음식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정화했고, 저녁에는 보제루 앞마당에서 열린 음악제가 아름다운 선율로 화엄사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마지막 날은 지역 사회와의 화합으로 절정을 이루었다.

구례군 읍·면 9개 팀 200여 명이 참가한 라인댄스 동호인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2개월간 연습한 동작을 마음껏 뽐내며 활기찬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후 진행된 '어머니의 걷기대회'는 연기조사의 효심을 따라 8km를 걸으며 사부대중이 하나 되는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우석 주지 스님은 이번 문화제를 통해 화엄사가 "문화 창조하는 사찰"로서의 미래 100년 비전을 제시했다. 낡은 전통을 뛰어넘어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문화 공간을 확장하겠다는 대화엄사의 포부가 지리산에 깊이 스며들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