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2년 넘게 이뤄지면서 높은 대출 금리를 유지했고, 이는 순이자마진 증가로 이어졌다.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인 18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4조9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998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3분기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올해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맞물려 대출금리 하락 폭이 제한됐다. 특히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며 이자이익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연간 순이익으로 18조13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16조5268억원) 대비 1조6067억원(9.7%)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순이자마진, 비이자이익이 실적 전반을 받쳐주고 있는 데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은행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에 따른 과징금 부담이 희석된 덕분이다.
지난달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에 따르면 홍콩 ELS 과징금 법정하한은 거래액의 50%에서 1%로 대폭 낮아졌다. 여기에 은행권 ELS 손실보상이 인정되면 최대 75%를 감경받게 된다.
홍콩 ELS 판매가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8조1972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과징금이 4조원 수준에서 800억원대로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감경 사유를 적용하면 과징금은 200억원까지 낮아지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은행 기준 과징금이 500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ELS 과징금 결과가 연내 발표되기 때문에 관련 충당금은 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ELS 과징금 외에 LTV 과징금, 생산적 금융, 교육세 등 수익성 훼손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관련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독보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5조7321억원으로 전년(5조286억원) 대비 1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도 전년 대비 13.3% 증가한 5조163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진입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4조872억원, 우리금융은 3조677억원의 연간 순이익이 기대된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여력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영향을 감안해도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성향을 상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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