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장사] 벌어지는 예대금리차에…서민 '한숨' 은행 '웃음'

  • 1년 만에 2.5배 뛴 예대금리차…銀 "가계대출 관리"

  • 4대 금융, 이자이익에 순이익↑…중기엔 금리 우대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가계대출과 예금금리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며 은행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떨어진 시장금리를 예금엔 그대로 반영한 한편 대출 가산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내린 결과다. 이에 대규모 이자이익을 번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은 올해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할 전망이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8월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신규 취급액 기준 1.48%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0.57%p)보다 약 2.5배 이상 확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NH농협은행(1.66%p)이 최대를 나타냈고, 이어 △신한 1.50%p △KB국민·하나 1.44%p △우리 1.38%p 순으로 높았다.

지방은행(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도 1년 사이 예금과 대출금리 간 격차가 더 커졌다. 지난해 8월 평균 2.02%p였던 지방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올해 8월 3.56%p로 뛰었다. 특히 전북은행은 6.53%p로 최저인 우리은행과 비교해 5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처럼 은행 예대금리차가 점점 더 커지는 건 복합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되며 예금금리엔 기준금리 인하분이 그대로 반영됐지만, 대출금리는 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상대적으로 가산금리를 덜 내렸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문턱을 높여 증가세를 늦추겠다는 의도다.

그 결과, 예금금리만 눈에 띄게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국내 예금은행이 새로 취급한 정기예금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금리 구간은 ‘3.0% 이상 4.0% 미만’(85.9%)이었는데, 이는 올해 8월 기준 △2.0% 이상 2.5% 미만(40.5%) △2.5% 이상 3.0% 미만(56.6%)으로 양분되며 최대 2%p의 하락 폭을 보였다.
 
반면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가장 비중이 높던 ‘4.0% 이상 4.5% 미만’(41.9%) 금리 구간이 올해 8월엔 ‘3.5% 이상 4.0% 미만’(47.1%)으로 낮아지며 최대 1.0%p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예금금리 대비 낙폭은 2분의 1 수준이다. 최근 내수경기 부진으로 서민의 이자 부담 체감도가 더 높아진 가운데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이유다.

이에 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4대 금융은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올해도 사상 최대 순이익이 예상된다. 순이익 합계 추정치는 17조8896억원으로,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6조4000억원을 넘어선다. 이미 올 상반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는 정부 방침에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며 “대신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시작한 만큼 기업에 대한 우대금리를 줘 금리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위한 회의를 시작했다. 추후 당국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RW) 하한을 높이기로 한 만큼 건전성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내리기는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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