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해킹 사고로 인한 요금 감면, 명예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838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영업이익 1조2434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32% 감소한 수치다. 3개 분기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은 SKT의 영업이익 급감이다.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8월 통신요금 50% 감면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1400억원 규모 과징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SKT의 3분기 연결 기준 실적 전망치는 매출 3조9438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4조5321억원·영업이익 5333억원) 대비 각각 약 12%, 9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요금 감면과 과징금 반영으로 이동전화 매출이 크게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KT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3분기 연결 기준 예상 매출 6조8825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5417억원이다. 전년 동기(매출 6조6546억원, 영업이익 4641억원) 대비 각각 약 3%, 1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선 서비스 매출, 인터넷,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등의 견조한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진단이다.
다만 4분기에는 실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는 지난 9월 초 고객 무단 소액결제 침해 사고가 발생했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킹 관련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안은 이미 국회 청문회에서도 다뤄졌으며 오는 13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연구원은 "KT의 4분기 이익 전망은 더 어둡다"며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한 만큼 SKT 사태와 비교했을 때 해킹 관련 비용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 규제기관 과징금 부과와 자체 보상안 발표 이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매출은 3조8196억원, 영업이익은 251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매출 3조8013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 대비 각각 약 0.4%, 2% 증가한 수준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있었던 명예퇴직 비용 약 1600억원이 반영될 결과"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해킹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외주 보안업체 시큐어키가 지난 7월 3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사고를 신고했으며,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Phrack)' 보고서에도 서버 침해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는 10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김홍식 연구원은 "파장이 확대될 경우 LG유플러스 역시 고객 피해 보상과 보안 투자 확대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이 경우 실적과 주가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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