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28개월 연속 흑자…한은 "9월엔 100억 달러 달성 예상"(종합)

  • 8월 경상수지 91.5억 달러 흑자…동월 역대 최대

  • 수출 1.8% 감소에도 수입 7.3% 더 크게 줄어

  • 불황형 흑자 가능성에 "유가 하락 때문" 일축

  • 반도체 수출 호황에 연간 1100억 달러 달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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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동월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내며 28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이 감소했지만 에너지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다. 한국은행은 9월에도 100억 달러를 웃도는 흑자가 이어지면서, 연간 1100억 달러 흑자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2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91억5000만 달러(약 12조8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7월(107억8000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이자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28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693억 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559억4000만 달러)보다 약 24% 많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호조에 9월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8월 분기 배당 지급 영향도 해소되면서 9월에는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흑자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연간 1100억 달러 전망에 부합하는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좋고 유가도 안정적"이라며 "대미 수출을 중심으로 관세 영향이 점차 나타나겠지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불황형 흑자 가능성 일축

역대급 흑자 행진에도 일부에서는 '불황형 흑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수출이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흑자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은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를 이유로 불황형 흑자 가능성을 일축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94억 달러)는 역대 8월 가운데 2위였지만 7월(102억7000만 달러)보다는 8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수출(564억4000만 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줄어들면서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석 달 만에 감소세로, 7월(597억8000만 달러)보다도 33억 달러 이상 축소됐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6.9%)·승용차(7.0%) 등이 전년 동월 대비 늘었지만, 반대로 철강제품(-11.7%)·컴퓨터주변기기(-15.5%)·무선통신기기(-11.0%) 등은 뒷걸음쳤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3.5%)에서만 호조를 보였다. 나머지 EU(-9.2%)·미국(-12.0%)·일본(-5.3%)·중국(-3.0%) 등에서 모두 고전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가 8월 줄어든 배경에 대해 "수출의 경우 선박 등 일부 품목에서 수출 시차 조정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며 "선박류의 경우 통관수출은 인도 시점을 기준으로 잡지만 국제수지는 소유권 변동 기준을 적용해 건조 시점에 맞춰 수출액을 조정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 부과 영향에 대해 송 부장은 "상반기 관세 영향이 더디게 나타나다가 8월부터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은 재고 활용, 수입처 다변화 등으로 인해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수출이 동남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감소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 역시 "9월에는 미국을 제외한 전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며 "EU의 경우 철강 수출 비중이 큰데, 8월 현지 건설·제조 수요가 줄었고 최근 수출 단가가 크게 하락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수입(470억4000만 달러)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507억5000만 달러)보다 7.3% 적었다. 특히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25.3%)·석유제품(-20.3%)·원유(-16.6%) 등 원자재 수입이 10.6% 급감했다. 반대로 정보통신기기(26.4%)·반도체제조장비(9.5%)·반도체(4.5%) 등 자본재 수입은 3.1% 늘었다.

송 부장은 "수입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에너지류가 13.6%, 비에너지류가 0.5% 감소한 걸 감안하면 에너지 수입 감소분을 제외하더라도 상품수지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로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수지 또 적자···본원소득수지 8월 기준 역대 2위
서비스수지는 21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1억40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8월(-11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0억 달러 이상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10억7000만 달러)가 7월(-9억 달러)보다 늘었고,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6000만 달러)도 7월(-3억2000만 달러)에 이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20억7000만 달러)는 7월(29억5000만 달러)의 약 70% 수준에 그쳤지만, 8월 기준으로는 역대 2위였다. 분기 배당 지급으로 배당소득 수지가 25억8000만 달러에서 15억8000만 달러로 10억 달러나 감소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78억8000만 달러 불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4억4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21억5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4억1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주식 위주로 2억9000만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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