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해양수산부장관과 국민의힘 박형준 현 시장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 장관이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우위를 점했다.
반면 정당 지지도는 초박빙 접전이다. 특히, 민주당은 40대와 50대에서, 국민의힘은 60대와 70대 이상에서 우세를 보이며 세대 간 대립 구도가 선명히 드러났다.
가상대결, 전재수 46.6% vs 박형준 38.4%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재수 장관은 46.6%를 얻어 38.4%에 그친 박형준 시장을 8.2%포인트 앞섰다. 이는 표본오차(±3.1%포인트)를 넘어선 수치로, 단순한 ‘기류 변화’가 아니라 본격적인 지형 변동의 신호로 읽힌다.연령별로는 전 장관이 40대(72.9%), 50대(57.5%)에서 절대적 지지를 확보했고, 박 시장은 60대(47.6%), 70대 이상(51.3%)에서 버티고 있다. 지역별 조사에서도 전 장관이 부산 전역에서 우위를 보였다. 세대별 분화가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전재수 독주’ 체제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전 장관은 37.5%로, 10%에 미치지 못한 최인호 전 의원·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등을 크게 앞섰다. 당내 경선 변수가 사실상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정이 다르다. 박형준 시장이 22.7%로 1위를 기록했지만, 조경태 의원(16.2%), 김도읍 의원(10.1%), 서병수 전 시장(9.7%)이 뒤를 잇는 다자 구도다. 게다가 ‘적합 인물 없음’ 응답이 27.6%에 달해 보수 진영 표심 결집이 늦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당지지도, 40·50 vs 60·70 세대 간 분열 양상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0.4%, 민주당 38.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부산이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임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동등한 경쟁자’로 올라섰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40대와 50대에서, 국민의힘은 60대와 70대 이상에서 우세를 보이며 명확한 세대 간 분열 양상을 보였다.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는 부정평가가 긍정보다 5.9%포인트 높았다. 특히 40대(부정 72.7%), 30대(부정 54.9%)의 비판이 거센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긍정 여론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는 곧 ‘중장년층 대 청년·중년층’의 세대 갈등 구도가 부산 정치판에도 투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부산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수성’에 성공할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박형준 대항마’가 아닌 ‘전재수 대세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정당 지지도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이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고, 부산 민심은 선거 막판 ‘보수 회귀’ 패턴을 보인 경험이 있다. 따라서 전 장관이 ‘초반 기세’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대로 박 시장은 시정 성과와 정책 비전을 통해 중도·무당층을 다시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재선 가도는 험난해질 수 있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는 정당 간 세력 판도와 세대별 정치 성향의 변곡점을 측정하는 정치적 온도계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전재수의 약진’과 ‘국민의힘 박형준의 수성전’, 양강 구도가 내년 6월까지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지가 핵심 변수다.
이번 조사는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70%)와 유선 RDD(30%)를 이용한 ARS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표본은 2025년 8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적용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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