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피버] 전문가들 "당분간 금값은 우상향…대항마는 코인"

  • 급등 영향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

  • 美달러 기축통화 지위 흔들려

  • 金 등 전략자산 보유 유인 커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금값이 추세적인 상승 구간에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급등으로 인해 단기 조정이 있을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3900~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금리 인하, 불확실한 글로벌 정세, 달러 약세가 맞물려 금값 상단을 열어두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 매수세와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는 한, 금값은 우상향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는 금값 상승세를 추세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이나 채권의 수익성이 줄면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또 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화폐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재개했다. 올해 두 차례 정도 금리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금 가격에 얼마큼 선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소 과도하다"며 "단기적으로 금 가격의 추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동결 후 인하를 재개했던 네 차례의 사례에서 금 가격은 평균 16% 상승했다"며 여전히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금 가격 상승 랠리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구조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 조치가 미국 달러 자산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며 기존 금 보유 규모를 늘렸던 국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금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유하고자 하는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금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꾸준히 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 순증 규모는 2015~2019년 연평균 130톤에 불과했으나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260톤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금 보유 순증 규모는 210톤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고공행진하는 금 가격을 막을 수 있는 변수로는 스테이블 코인 등 가상자산이 꼽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나라가 저마다의 스테이블 코인 도입 이후 유의미한 거래대금 확대로 달러를 대체하는 실제 통화 수단으로 자리 잡는다면, 금의 상승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코인의 구조적인 특성상 장기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만큼, 금의 독주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비트코인의 불확실성이 금 선호도를 부추겼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비트코인의 경우 규제나 정부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고 해킹의 우려도 있다"며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이 늘면서 오히려 안전자산 수요가 금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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