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뉴델리서 관세 협상 재개...11월 1차 타결 목표

러시아산 원유 수입 놓고 갈등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보복성 50% 관세를 부과한 뒤 교착 상태에 빠졌던 양국 무역 협상이 두 달 만에 재개된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도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인도와 미국 대표단은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무역 협상을 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7월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한 5차 협상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당초 미국 협상단은 지난달 25∼29일 뉴델리를 찾아 6차 협상을 열 계획이었으나 돌연 일정을 취소해 양국 간 대면 접촉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인도 방송사 NDTV는 브렌던 린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남아시아·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이번 미국 대표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도했다. 인도 정부 관계자도 다른 현지 언론에 린치 차관보가 전날 뉴델리에 도착했고 이날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은 본격적인 무역 협상을 앞두고 사전에 조율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무역 장벽을 없애기 위해 인도와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앞서 그는 지난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두 강대국이 성공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양국은) 가까운 친구이자 동반자"라며 "최대한 빨리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 의지를 계속 내비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인도·중국산 제품에 최대 100%의 관세 부과를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와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양국이 11월까지 1단계 무역 협상을 타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국가별 관세(상호관세) 26%를 부과했고, 이후 5차례 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 관세 인하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를 둘러싸고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25%로 낮추는 대신 러시아산 원유 거래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를 추가 부과해 총 50% 관세를 매겼다. 이는 미국이 세계 교역국에 부과한 최고 수준의 세율로 브라질에 매긴 관세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