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 블랙홀 자기장 역동성 규명…EHT 분석 주도

박종호 경희대 교수팀, 블랙홀 분석 위한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

[사진=우주항공청]

한국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M87 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의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16일 우주항공청(우주청),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한국 연구진이 공동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을 통해 M87 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다시 관측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상은 지난 2021년 관측 자료다. 인류 최초 블랙홀 사진을 공개한 지난 2017년과 그 이듬해 2018년 자료에 이어 3년 후 블랙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천문연, 경희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2017년, 2018년, 2021년 자료를 분석해 M87 블랙홀의 시간 변화를 살폈다.

한국 연구진은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 변화를 관측했다. 박종호 경희대학교 교수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EHT 연구팀의 분석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블랙홀 그림자(중심의 검은 영역)와 그 주변 빛의 고리 크기는 일정했지만, 고리의 방향, 즉 블랙홀 주변 자기장의 나선형 구조가 해마다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 측은 "특히 2021년에는 자기장 회전 방향이 지난 2017년과 반대로 나타났다"며 "자기장 변화는 비을 방출하는 영역의 내부 자기장 구조와 주변 물질에 의한 영향이 복합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어 "블랙홀 부근 물질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시사했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 부분장은 "이번 성과는 블랙홀이라는 우주 극한 환경을 이해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선 중요한 결과"라며 "우주과학 선도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