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열린 아주모빌리티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이 향후 세계 모빌리티 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빌리티 산업 진흥을 위한 선결 과제로 드론 등의 부품 및 소프트웨어 국산화, 정보 보안 제고, 제품 표준화 등을 제시하고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수립을 통한 산업 육성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강연 이후 ‘드론·UAM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민관협력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이금진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현석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차세대무인기 개발센터장, 김종원 첨단민군산업협회 연구개발실장, 이봉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기계융합사업본부장, 박정권 국토교통부 첨단항공과 과학기술서기관 등 각계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국내 모빌리티 산업 현황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다양한 제언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전문가들은 AI와 모빌리티 기술이 최근 빠르게 융합되면서 미래에는 현재 이용 범위를 뛰어넘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드론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 예측했다.

이현석 센터장은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드론의 임무 범위가 확장되고, 임무의 다양성도 크게 늘어났다”며 “드론 산업이 미래에는 군수는 물론 건설·인프라 점검, 농업과 환경, 소방과 치안 등에도 폭넓게 응용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는 감시정찰을 예로 들며 “AI 기술을 통해 드론이 영상에서 자동으로 사물을 식별해 사람이 즉석에서 이를 인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드론 운영에서도 사람이 통제하는 개념이 아닌, 드론이 자유롭게 임무를 수행하고 최종결정만 사람이 개입하는 구조로 변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산업계 역시 AI 기술에서 파생된 드론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 역시 AI 드론을 활용한 항공기 검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항공기 1대에 대한 검사에 8시간이 소요되지만 AI를 적용한 드론을 활용하면 2시간 정도만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원 실장은 모빌리티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한 범부처적 컨트롤타워가 수립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및 글로벌 밸류체인에도 포함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항공 모빌리티 경쟁력 제고를 위한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간섹터와 공공섹터가 협력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 2% 수준의 내수 시장도 지키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 각 부처간 협력과 조정은 물론, 민·관·군 수요예측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시장 실수요와 R&D 기획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봉수 본부장은 “국내 드론 및 UAM 산업의 미래와 글로벌 경쟁 주도권 확보 여부는 표준화와 부품 자립, 안전 신뢰, 협력 생태계 등의 복합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드론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표준화 주도권 노력과 함께 부품·소프트웨어의 기술 자립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품 국산화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양산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국내의 경우 시장이 협소해 부품 국산화 달성이 쉽지 않다”며 “부품 자립화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 차원에서 제품 표준화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드론과 UAM에 첨단 ICT 기술이 집약되고 있는 만큼, 모빌리티에 대한 정보 보안 기술 확보도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박정권 국토교통부 첨단항공과 과학기술서기관은 “앞으로 모빌리티 10년의 미래는 모빌리티에 AI를 어떻게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의 핵심 정책인 드론 산업의 5대 상용화 성패 역시 최종 단계에서는 AI 경쟁력에 달려 있다. AI가 접목된 서비스 산업만이 더 큰 효용 가치를 불러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서기관은 드론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위축과 부품 표준화에 대해서는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경제안보 품목으로 드론 배터리와 드론 모터를 최종 선정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표준화 기준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과도기이자 전환기로 과거 모빌리티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며 “주요 의제에 대해 산·학·협·연이 협력해 나간다면 10년 후 모빌리티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 좌장을 맡은 이금진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국내 드론, UAM 분야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실력과 기회를 갖추고 있다"며 "특히 핵심 부품 공급망, 부품 국산화 문제가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 속에서 오히려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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