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선진국들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향후 외국인 유입이 부족할 경우 노동력 부족이 심화해 성장과 물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방준비은행(Fed·연준) 주최 연례 심포지엄에서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선진국 경제에 있어 인구 고령화가 경제 성장에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 “가장 시급한” 경제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 전체 노동력에서 외국인 노동력은 3%에 불과하지만 최근 노동력 증가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절반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비중 확대는 사회적으로 더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유입이 없다면 2040년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내 생산 가능 인구가 340만 명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로존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회복된 이유 중 하나는 고령 근로자의 증가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외국인 노동자 수의 증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 기준 외국인 노동자는 유로존 전체 노동력의 9%에 불과하지만 최근 3년간 노동력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도 영국 경제가 심각한 고령화 및 생산성 하락을 직면했지만 이 문제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40년이 되면 영국 인구의 40%가 표준 근로 연령대(16~64세)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동력 참여율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장기 질병자의 증가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을 꼽았다. 특히 정신 건강 문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경제학자들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 임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확대하는 정책이 향후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역시 선진국의 진입 초기 단계에 접어들며,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대규모 유입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2일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악화에 따른 정책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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