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미국 유통업체 홈디포 주가 급등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터치한 뒤 강보합권에서 마감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투매가 이어진 가운데 나스닥종합지수는 1% 넘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5포인트(0.02%) 오른 4만4922.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7.78포인트(0.59%) 내린 6411.3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314.82포인트(1.46%) 떨어진 2만1314.9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기술주와 우량주 간 흐름이 엇갈렸다. 다우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소폭 경신한 뒤 상승분을 반납했으나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반면 최근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던 기술주는 고점 부담과 AI 업계를 둘러싼 비관적 전망이 맞물리며 급락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AI 산업에 거품이 끼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AI에 과도하게 흥분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품이 끼었다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AI 기업들의 가치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이 공공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칩 사용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도록 요구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공공 소유 데이터센터에 컴퓨팅 칩의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용 H20 그래픽칩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대만 경제일보 등의 현지 보도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무상이 아니라 지분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이 지분투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경계감을 키웠다.
이에 대형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엔비디아가 3.50% 떨어졌고 브로드컴도 3% 넘게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테슬라는 1% 이상 밀렸다. 팔란티어는 9% 넘게 급락하며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AMD는 5.44%, Arm은 5% 떨어졌다.
제이슨 브론체티 링컨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AI 트레이드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숨을 고르는 것일 수 있다”며 “4월 이후 나스닥 지수가 40% 이상 상승한 만큼 시장이 재조정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은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 발표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홈디포는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동일 점포 매출 증가세가 확인되면서 주가가 4% 이상 급등했다. 이번 주에는 월마트도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통신서비스가 1% 이상 하락한 반면 부동산은 1.8% 올랐다. 인텔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2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입한다는 소식에 7% 급등했다. 사이버보안업체 팔로알토 네트웍스도 호실적을 발표하며 3% 이상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84.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58포인트(3.87%) 오른 15.57을 기록했다.
스티븐 슈워츠 파이오니어 파이낸셜 창립 파트너는 “금요일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시장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파월 의장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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