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총통 선거일에 맞춰 중국 정찰기가 대만 해역에서 추락하고, 중국군은 '수색 구조'를 명분으로 삼아 항공기 선박을 투입해 대만 섬을 해상 봉쇄하며 대만의 항복을 강요한다. 대만 영토인 진먼도에 인민해방군이 상륙하고, 대통령이 비행기를 타고 도주했다는 가짜 소문이 파르게 퍼진다. 공황에 빠진 외국인들의 대만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친중 주의자들은 거리에 몰려나와 대만이 항복하고 중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인다. 해운 반도체 등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은 마비된다.
2일 대만서 첫 방영된 중국의 대만 침공 드라마 '링르궁지(零日攻擊, 영문명 제로데이 어택)'의 1회차 방송분 내용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을 주제로 한 대만 최초 TV드라마다. 그간 중국의 대만 침공은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대만에서도 금기시됐던 주제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해협 군사훈련 등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제작됐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든 비용은 총 2억3000만 대만 달러. 반중 성향의 민진당 정부 산하에서 제작한 이 드라마에는 대만 정부 자금도 투자됐다. 중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를까 일부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소속 배우들의 출연을 제한하고, 기업들도 중국과 비즈니스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투자를 꺼렸다고한다.
실제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불안감을 조장하고 전쟁을 부추긴다"고 드라마를 비판하기도 했다.
드라마 각본과 제작 총괄을 맡은 정신메이 감독은 일본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선거부터 정당, 군대, 범죄조직까지 대만 사사회 각계각층에 중국의 침투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며 “하지만 대만 국민들은 그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대만 사회의 경종을 울리기 위해 드라마를 제작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2일 대만 공영방송 PTS에서 첫 방영한 이 드라마는 오는 15일부터는 일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도 공개되는 등 이달 중순에는 해외 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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