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속 그 사람을 떠올리며, 카드 열 장을 천천히 뽑아주세요."
타로 마스터의 낮은 목소리에 관람객의 손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위스키와 점술, 쉽게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두 요소가 한 공간에서 만났다. 이곳은 위스키 브랜드 '몽키숄더'가 꾸린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현장이다.
'몽키숄더'는 서울 이태원 '프로세스' 건물에 팝업스토어 '용하당'을 열고, 위트 있는 정체성을 선보이고 있다. 운세라는 익숙한 소재를 빌려 위스키를 보다 가볍고 친근하게 풀어낸, MZ세대 맞춤형 기획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로 잘 알려진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몽키숄더'는 병에 세 마리 원숭이가 장식돼 있는 게 특징이다. 이는 위스키 장인의 직업병에서 유래한 브랜드 상징으로, 이번 팝업에서는 세 원숭이가 재물·사랑·행운을 관장하는 존재로 재해석됐다. 이 콘셉트를 바탕으로 꾸며진 9개의 체험 부스는 건물 2층까지 이어지며 관람객을 맞이했다.
팝업스토어 첫 날인 지난달 31일, 직접 현장을 찾았다. 입구를 지나자 세 마리 원숭이가 그려진 대형 수정구가 눈에 들어왔다. '용', '하', '당' 중 하나의 카드를 고르고 수정구에 손을 올리자, 운세에 맞춘 칵테일 티켓이 출력됐다. 이 티켓은 2층 라운지에서 실제 칵테일로 교환할 수 있었다.
기자가 받은 칵테일은 '대박났주'. 아몬드 시럽고 앙고스투라 비터를 더한 몽키숄더에 홈메이드 강정을 가니시로 올린 메뉴로, 고소한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심쿵하주', '복터졌주'까지 총 3종의 칵테일이 마련됐다.
칵테일을 마신 뒤에는 '운세 체험'이 이어졌다. 관상, 사주, 포춘쿠키를 통해 운세를 들여다보는 체험이 이번 팝업의 핵심 콘텐츠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1:1 타로 상담이었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타로도 용하당' 코너에는 타로 마스터 12명이 상주해 깊이 있는 개별 상담을 제공했다. 기자도 연애운을 주제로 상담을 받아봤다. 고른 카드의 흐름을 따라 상담가는 "보다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운세와 위스키를 결합한 이색적인 구성 덕분에 이번 팝업은 특히 20~30대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씨(29)는 "사주나 타로에 관심이 많아 방문했는데, 이번 체험을 통해 위스키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고 말했다.
몽키숄더 관계자는 "위스키를 어렵게 느끼는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MZ세대에게 익숙한 운세 문화를 접목했다"며 "기분이나 순간에 따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몽키숄더의 진짜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팝업스토어 '용하당' 2차 운영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며,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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