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돼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 중 하나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는 2022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도이치 주가조작 핵심 피의자인 이정필 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을 수수하고,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정필 씨로부터 총 25차례에 걸쳐 8천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게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정황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외에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방해 과정에서 불거진 임성근·조병노 관련 구명 로비 등에서도 김 여사와 연계된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이번 신병 확보 시도가 김 여사를 정조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검팀은 지난달 21일, 23일, 30일 세 차례에 걸쳐 이 전 대표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대표는 특검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이정필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범죄자 진술 하나로 허위 사실을 뒤집어씌운 영장”이라며 “성실히 조사에 임했고 알리바이와 반박 증거를 충분히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법정에서 모든 사실을 소명하겠다”며 구속 사유에 대한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특검은 영장심사 이후 이 전 대표 신병이 확보되면, 김건희 여사와 이들 사건 간의 연관성 규명에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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