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석 부총재 내달 사임...후임은 트럼프 측근 유력

  • 미국 빠진 국제지구, WHO·ITU서 중국 존재감 커져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부총재 사진EPA·연합뉴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부총재 [사진=EPA·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가 다음달 말 사임한다. 후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천해 측근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IMF는 고피나스 부총재가 임기를 1년 이상 남긴 다음달 말에 사임하고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2019년 IMF 첫 여성 이코노미스트로 임명된 후 2022년 수석 부총재를 맡아 IMF에서 6년 넘게 일했다.
 
IMF 부총재는 일반적으로 미국이 추천하고 IMF 총재가 임명하는 구조로 총재는 유럽 국가에서 지명한다. 이는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IMF와 세계은행이 설립될 때부터 시작돼 온 비공식적 신사협정에 따른 관행이다. 반면 세계은행의 총재는 미국이, 부총재는 유럽 국가가 지명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적절한 시기에’ 고피나스 부총재의 후임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자 제프리 오카모토 전 부총재는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지명으로 취임했지만 재직 기간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최근 IMF와 세계은행의 최대 주주인 미국은 두 기관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4월 IMF가 기후, 젠더, 사회 문제 등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있다며 게오르기에바 총재 아래에서 집중해 온 기후, 젠더, 사회 문제 등은 IMF의 사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IMF를 다시 IMF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미국의 입장과 관련해 미국이 두 기관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베선트 장관은 이를 일축했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제 학계로 돌아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금융과 경제학을 연구하면서 차세대 이코노미스트를 양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주요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을 줄이며 존재감을 낮추는 사이, 중국이 빈자리를 노리고 인적·물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유엔 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류궈중 부총리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 WHO 내부 개혁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고 재정·인력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5년간 WHO에 5억 달러(약 7000억원)를 지원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기술·자문 인력을 WHO에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중국은 지난 6월 ITU의 핵심 포럼인 WRC(세계전파통신회의) 2027년 개최권도 확보했다. WRC는 국제 주파수 분배를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로 ‘전파 올림픽’으로 불린다. 개최지 유치 과정에서 미국도 막판까지 도전했지만 최종적으로 중국이 승리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유엔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자금 지원 등을 꾸준히 이어왔다. 현재 중국은 유엔 전체 예산의 15% 이상을 부담하는데, 이는 미국(2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중국은 유엔 내 주요 보직에 중국인을 임명하려고 시도 중이다. 올해 5월과 6월 보츠와나와 몰디브 유엔 상주조정관에는 중국 국적자가 임명됐으며 유엔은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 지역 신임 특사로 중국인 충광을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FT는 서방 외교관들이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발 의제를 국제기구에서 추진하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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