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명성] "드리프트는 빼박이지→인상적인 날이 될 테니까"…오정세, 코믹부터 악인 매력까지 '철철'

  • '극한직업' 테드 창, 강렬한 인상

  • '동백꽃 필 무렵'으로 국민 연하남 등극

  • '스토브리그'서 보여준 인간적인 빌런

  • '폭싹 속았수다'에서 가장 부러운 인물?

  • '굿보이' 피눈물 없는 악인으로 변신

굿보이 속 오정세왼쪽와 박보검 사진JTBC 굿보이 방송화면
'굿보이' 속 오정세(왼쪽)와 박보검 [사진=JTBC '굿보이' 방송화면]

지금의 톱스타를 만든 작품들을 톺아보고 발자취를 돌아봅니다. '이건희의 명성'은 스타들의 대표작을 소개하고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해 그들이 걸어온 연예계 생활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배우 오정세가 진정한 악인으로 변신했다. 오정세는 지난 20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굿보이'에서 민주영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굿보이의 흥행에는 배우 박보검, 김소현, 이상이, 태원석, 허성태 등이 연기한 '국가대표 출신 경찰 어벤저스'의 활약도 있었지만, 그들과 대립하는 오정세도 큰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피눈물 없는 악인을 연기한 오정세. 사실 그는 코믹으로도 유명한 배우다. 코믹 캐릭터와 빌런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 
 
"테드 창이라고, XXX야"
 
'극한직업' 속 오정세 [사진='극한직업' 스틸컷]
'극한직업' 속 오정세 [사진='극한직업' 스틸컷]

지난 2019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 속 오정세의 분량은 크지 않았으나, 존재감은 어느 주연 배우 못지않았다. 

오정세는 피자 가게 사장으로 위장하며 마약을 유통하는 테드 창 역할을 맡았다. 특히 라이벌 조직 보스 이무배(신하균 분)와 티키타카가 돋보였다. 이무배가 "창식아 안녕?"이라고 말하자 "테드 창이라고 XXX야"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무배가 "근데 너 영어 이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지? 성이 창씨가 아닌데 왜 테드창이냐?"라고 묻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오정세였기에 더욱 맛깔났던 장면이었다. 
 
"그럼 왜 드리프트를 타떠? 드리프트는 빼박이지"
염혜란왼쪽과 오정세 사진KBS 2TV 동백꽃 필무렵 방송화면
'동백꽃 필 무렵' 속 염혜란(왼쪽)과 오정세 [사진=KBS 2TV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2019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오정세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유쾌하게 만드는 노규태로 분했다. 노규태는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인물이지만, 겁이 많은 성격의 소유자다. 노규태는 살인 누명으로 경찰에 체포되자 겁에 질렸고, 그 사이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부인이었던 홍자영(염혜란 분)이 나타난 것이다.

홍자영이 차량을 탄 채 드리프트를 하고 경찰을 막아 세우자, 노규태는 "누나 단지 안에서 왜 드리프트로 와"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이 아닌 누명을 벗기기 위해 등장했다는 홍자영을 향해 노규태는 "그럼 왜 드리프트를 타떠? 드리프트는 빼박이지"라며 혀 짧은 소리로 연하남의 애교를 선보였다.

이후 오정세와 염혜란은 동백꽃 필 무렵을 집필한 임상춘 작가의 후속작이자 지난 3월 공개돼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에서 다시 호흡을 맞춰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서서 드려도 되잖아요"
스토브리그 속 오정세 사진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스토브리그' 속 오정세 [사진=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오정세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방영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빌런' 권경민 역할을 맡았다. 권경민은 드림즈의 모기업인 재송그룹 상무로, 구단주 대행을 맡은 인물이다. 권경민 캐릭터는 냉정해보이지만, 나름의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백부이자 재송그룹 회장인 권일도(전국환 분) 밑에서 시키는 일을 묵묵히 처리했음에도, 권일도의 아들인 권경준(홍인 분)에게 늘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권경민의 주요 대립은 주인공인 백승수(남궁민 분)와 이뤄졌지만, 그의 묵었던 한이 제대로 표출된 건 권일도와 권경준 앞에서였다. 

그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옛날엔 월급을 입금 대신 봉투에 넣어줬잖아요. 우리 아버지가 '큰 형님이 차린 공장이다', '큰 형님이 차린 야구단이다' 그렇게 되면서 봉투가 점점 두꺼워지고, 통닭도 한 달에 한 번 말고 일주일에 한 번씩 사 오니까 그냥 좋더라고요. 하늘 같은 형이 말을 하면 들어야 한다고, 그렇게 일을 나가시던 어느 날 갑자기 큰 형님이랑은 따로 일하는 게 좋겠다면서 우시더라고요. 그 이후로 통닭도 한 달에 한 번씩 먹고, 봉투도 점점 얇아지니까, 난 그 자존심이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싶어서 독하게 공부도 하고, 등록금도 빌리려고 아버지와 같이 무릎까지 꿇었지 뭡니까. 아버지가 그때 알았던 걸 제가 이제 알았습니다. 가족끼린 같이 일하는 게 아닌데. 무릎 꿇고 받았던 봉투에 이자까지 쳤으니까 서서 드려도 되잖아요"라면서 울분을 토했다. 

이 대사를 통해 오정세는 극 중 몰입도를 더했고, 빌런으로 여겨졌던 권경민을 보며 '저 사람도 인간이었구나'라는 동정심을 유발했다. 
 
"민옥이"
폭싹 속았수다 속 오정세 사진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속 오정세 [사진=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속 오정세는 염병철 역으로 특별 출연했다.

염병철은 오애순(아이유 분)의 새 아빠이자 아내에게 빌붙어 먹고사는 한량 남편이었다. 이후 나민옥(엄지원 분)과 재혼한 뒤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는 명대사가 나왔다. 바로 나민옥을 부르는 "민옥이"였다. 이 대사는 염병철이 말문이 막힐 때마다 나오며 중독성을 일으켰다.

이후 나민옥이 큰 성공을 거두고, 염병철은 고급 승용차를 탄다는 설정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가장 부러운 남자는 염병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특별 출연이었지만, 염병철이 인상 깊은 배역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오정세의 풍부한 표현력 덕분이었다. 
 
"인상적인 날이 될 테니까"
굿보이 속 오정세 사진JTBC 굿보이 방송화면
'굿보이' 속 오정세 [사진=JTBC '굿보이' 방송화면]

굿보이 속 오정세는 '최악의 악당' 민주영으로 변했다. 살인, 살인청부, 마약 유통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인성시장과 인성경찰청장 등을 돈과 권력으로 주무르는 등 비리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한 가운데 윤동주(박보검 분)를 포함한 경찰 어벤저스가 수사망을 좁혀오고, 위기에 몰리자 최후의 발악을 했다. 

궁지에 몰린 그가 "기대해. 오늘 아주 인상적인 날이 될 테니까"라고 내뱉은 대사는 최종회를 앞두고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일말의 동정심조차 느껴지지 않게 하는 이 대사는 마지막까지 굿보이를 기대케 했다. 

흥행 드라마에는 주인공과 맞서 싸우는 빌런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빌런이 오정세였기에 시청자들은 굿보이에 더욱 집중하며 볼 수 있었다. 코믹 연기는 물론 악인 연기까지 제대로 보여준 오정세는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오정세 필모그래피

△데뷔-1997년 영화 '아버지'

△주요 출연작

2013년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2019년 영화 '극한직업'
2019년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2019년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2020년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2020년 JTBC 드라마 '모범형사'
2023년 SBS 드라마 '악귀'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
2025년 영화 '하이파이브'
2025년 JTBC 드라마 '굿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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