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탈출구 '기업대출'…그럼에도 소호는 뒷전인 5대銀, 올해 '1.4조' 뚝

  • 금리 우대 예산 늘리고, 특판 한도 상향…소호 대출, 3년 만에 연체 222%↑

소호 대출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소호 대출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올해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공격적으로 기업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소호)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자 우량한 대·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공급이 몰리는 모습이다. 지난 6·27 대출 규제책으로 하반기엔 이러한 경쟁이 더 심화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올 하반기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해 더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에서 기업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금리 우대 프로그램 예산을 연간 기준 3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늘렸다. 하나은행은 3분기 기업대출 특판 한도를 11조2700억원 상향했다.
 
기업대출 경쟁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월별·분기별로 받는 등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에 은행들이 기업대출 시장을 대체재로 삼고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지난 6·27 대책 시행으로 가계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며 하반기엔 기업대출로 수익성을 증대하려는 은행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졌다.

그러나 은행의 기업대출 공급은 대부분 대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8조원 넘게 늘어난 5대 은행 기업대출 증가분 중 대부분이 대기업 대출이었다. 작년 말 158조3935억원이었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기준 165조3121억원으로 6조9186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조712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소호) 대출은 감소했다. 작년 말 325조6218억원이었던 5대 은행 소호 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324조2407억원으로 감소 폭 1조381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소호 대출 잔액은 지난 4월을 빼고 매월 말 기준 전월보다 계속 줄어들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도 소호 대출을 외면하는 건 높은 리스크 때문이다. 대출을 내줘도 이자는커녕 연체 채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에 소호는 줄이는 대신 대기업이나 우량한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소호 대출은 몇 년 새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 채권) 증가율만 222%에 달한다. 2022년 3월 말 840억원이었던 5대 은행 소호 대출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3월 말 2706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증가율은 각각 136%, 98%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 5대 은행은 시장금리가 지난해부터 내려가고 있음에도 개인사업자 대출 가산금리는 올리는 상황이다. 대출 문턱을 높여 공급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 말 3.24~4.50%를 형성했던 5대 은행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올해 5월 말 3.85~4.78%로 하단 기준 61bp(1bp=0.01%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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