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석연찮은 IMS 투자결정...신사업 기회 찾았나

  • 특검 '집사 게이트' 의혹 참고인 소환

  • 적자 회사에 35억 후순위 투자

  • 사업 규모 작은 첨단소재·딜러사 주력

  • "딜러사와 렌터카 시너지 기대하며 투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출범 1주년을 맞은 HS효성이 총수 조현상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라는 위기를 맞았다. 첨단소재(스페셜티)와 차량 유통 등을 기반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던 기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17일 참고인 출석 요구에 조 부회장 측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21일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HS효성은 이날 "조 부회장이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출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정 등 세부 사항은 특검 측과 협의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현재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의장 자격으로 15~18일 베트남 하이퐁시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 중이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설립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HS효성이 거액을 투자한 데 의구심을 갖고 조 부회장을 소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IMS가 대기업 등으로부터 투자 받은 184억 중 4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HS효성은 지난 2023년 IMS에 35억원을 투자했다. HS효성더클래스, 신성자동차, HS효성토요타, HS효성더프리미엄 등 조 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사가 각각 5억~10억원씩 투자했는데 모두 '후순위 채권'이라 상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2022년 27억원, 2023년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재무 건전성이 낮은 회사에 후순위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 특검의 관심사다. 

이에 HS효성은 "IMS에 대한 투자는 HS효성 자동차 딜러사 계열사와 렌터카 업체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투자한 것"이라며 "투자 당시에는 (HS효성이) 김씨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HS효성이 오너 일가 계열사 신고 누락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던 시기에 IMS에 투자했고 이후 공정위가 '경고' 처분만 내리자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계열사 신고 누락은 대부분 경고 처분으로 끝나는 만큼 IMS에 수십억원을 투자할 사안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이에 따라 조 부회장이 HS효성 출범을 앞두고 사세 확대를 위해 윤석열 부부와 연결 고리를 형성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효성그룹 계열 분리 당시 조 부회장은 효성화학을 품으려 했으나 무산됐고 현재 HS효성 규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조 부회장의 대외 행보가 위축되면 그룹 핵심 사업인 첨단소재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 부회장은 그동안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과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ABAC 의장 등 신분으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쳐 왔다. 

HS효성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3조3112억원, 영업이익 21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4%, 26.2% 성장했다. 전 세계 점유율 1위인 타이어코드 등 타이어보강재 판매량 증가에 따른 성과다.

이에 조 부회장은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타이어코드를 필두로 탄소섬유와 차세대 소재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승부수를 걸었다. 지난 2018년 베트남 광남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4월 1억4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확장하기로 했다. 조 부회장을 필두로 HS효성 경영진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정부 요인들을 잇달아 만나며 세제 혜택과 다양한 정책 지원을 끌어내는 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다만 대규모 투자 여파로 HS효성첨단소재 재무 여건은 악화했다. 지난해 기준 단기성부채만 1조45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돌발 악재까지 터졌다. 대미 수출이 쪼그라들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베트남통인 조 부회장이 대외 활동을 멈추면 HS효성의 현지 생산기지 확충 작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그룹사 매출에서 미국 비중을 줄이고 유럽·동남아 비중을 확대하려는 전략 역시 수정·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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