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쟁탈전 치열…은행·핀테크업계 전략은

  • 은행·비은행 발행 주체 두고 의견 엇갈려…협력 방안도 고려해야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최근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주도권을 누가 먼저 쥐느냐에 따라 미래 금융질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은 각자의 전략에 따라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관련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중순, 국회에서는 '비은행권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비은행권인 핀테크와 IT업체 등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지형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각을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코인'이라는 뜻입니다. 기존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이 커서 투기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원화나 달러 같은 실제 화폐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송금·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졌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거래 규모는 27조6000억 달러에 달해,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합친 글로벌 카드 결제액을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자, 정치권과 금융사, 핀테크 기업 모두 스테이블코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행권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산하에 신설된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참여해 공동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기술적 요건은 물론, 실제 금융 서비스에 이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송금 등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은행들 사이에서는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여러 은행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세우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이는 은행법상 출자 한도가 최대 15%로 제한돼 있는 점을 고려한 전략입니다. 특정 은행이 아닌 공동의 출자 구조로 회사를 만들고, 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핀테크·IT 업계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은행권에 이어 핀테크·IT업체들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핀테크 업계는 이미 코인 발행과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에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코인을 새로운 수익모델이자 서비스 확장 수단으로 삼기 상대적으로 쉽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네이버페이는 자사 포인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잇는 생태계 구축을 선언했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손잡고 원화 담보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록체인 수요-공급협의체 2025 1차 정례회의에서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회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블록체인 수요·공급협의체 2025 1차 정례회의에서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회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이런 흐름 속에서 관련 업계가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전날 열린 블록체인 수요자·공급자 협의체 '에이블(ABLE)'의 올해 첫 정례회의입니다. 이날 류창보 오픈블록체인협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있어서 통화 조건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지고 있지만, 기술 조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 주체들의 전문성을 결합한 협력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는 의미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 간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디지털 경제를 좌우할 인프라로 주목받는 만큼, 향후 관련 제도 정비와 발행 주체에 대한 논의가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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