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둘러싸고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맞붙으며 강남 재건축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 사는 공사비 인하와 파격적인 금융조건 제시 등 승부수를 던지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는 총공사비 6778억원을 투입해 지하 5층~지상 최고 35층, 총 1122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이 단지는 강남권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뛰어난 만큼 재건축 시장에서 희소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된 곳이다.
현재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조합원의 '실익'에 직결되는 조건들을 내세우며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대우건설은 '파격적 금융조건'과 '책임시공'을, 삼성물산은 '공사비 절감'과 '빠른 공사기간'를 전면에 내세워 맞붙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김보현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수주 의지를 드러내는 등 공을 들여왔다. 김보현 대표는 "개포우성7차가 강남 재건축 사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사업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익보다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 후 대우건설은 사업비 전액을 책임 조달하고 조합원의 금융 부담을 크게 낮추기 위해 정비사업에서 유례없는 조건을 내걸었다. 대우건설은 조합원 사업비 조달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0.00%라는 최저 금리를 업계 최초로 제시했다.
아울러 HUG 보증을 통한 필수사업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에는 보증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를 조합이 아닌, 대우건설이 부담하기로 했다. 분담금 납부도 조합원의 이자 부담이 없도록 수요자 금융조달이 아닌 입주 시 100% 납부 조건을 제안했고, 분담금 납부 시기도 2년씩 최대 6년간 유예할 수 있게 했다. 공사비 인상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물가상승 18개월 유예' 조건도 제시했다.

이에 맞서 삼성물산은 시공 경쟁력과 현실적인 비용 절감을 내세우며 대응했다. 삼성물산은 공사비를 3.3㎡당 868만9000원으로 책정해 조합이 제시한 예정 가격인 880만원보다 낮은 금액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시공사의 공사비가 조합 제시 예정가격보다 낮게 책정되는 사례는 드물어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수주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사기간 단축도 삼성물산의 주요 카드 중 하나다. 삼성물산은 공사 기간을 43개월로 잡았다. 이미 시공사 선정을 마친 인근의 개포주공 5단지(45개월), 6·7단지(48개월)와 비교해 최대 5개월 단축했다. 또 삼성물산은 대우건설과 비슷한 전략으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분 부담 전략을 내세우며 최대 100억원까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파트 분양면적을 조합 설계 원안보다 1054평 더 넓은 4만66평을 제안해 조합의 분양 수익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도록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포우성7차 수주전은 단순한 시공사 선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각 사가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면서 조합원 혜택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는 만큼 향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8월 중 총회를 열어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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