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최현석 셰프가 말하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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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7-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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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안 좋았던 기억도 잊혀질 정도로 행복해진다. 거기에 미감 있는 플레이팅이 더해지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셰프들이 출연하는 방송이 많아지고 있는 셰프전성시대. 그 중심에 최현석 셰프가 있다. 허세셰프, 크레이지 셰프 등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고졸출신이지만 학력이라는 벽을 뛰어넘을 정도의 열정과 창의력을 갖고 있다. 1,2년 일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요리사와 달리 첫 출근한 직장에서 10년 동안 일하면서 기본기를 다졌다. 그의 성실함 은 창의성 있는 창작요리로 이어졌고, 크레이지 셰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와 함께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최현석 셰프]


Q. 많고 많은 직업 중에 어쩌다가 셰프가 됐나요?

A. 원래 꿈은 로보트 태권브이 조종사였고, 로보캅, 무술가였었어요. 요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어머니, 아버지, 형 다 요리사 였거든요. 직장을 선택해야 될 쯤에 하줄 아는 게 무술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걸로는 밥벌이를 할 수 없으니까, 부모님이 ‘그냥 너도 요리해’라고 해서 시작한 게 요리사에요.

Q. 스타 세프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어떻게 최현석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됐나요?

A.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미식 블로그를 비롯해 미식과 관련해서 활성화될 때 여러 셰프님들이 계셨는데 제가 특이하고 창의적인 요리로 블로거 분들이 많이 찾아주셨어요. 그러면서 잡지 같은 곳에 많이 나오는 셰프들을 방송에서 불렀죠. 방송은 재밌어야 되잖아요,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요리가 레시피를 전달하는 지식을 공유하는 교양프로그램이었어요. 근데 요리가 얼마든지 재밌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주방에서 장난치면서 요리하고 즐겁게 하는 걸 방송에서 보여주면서 반응이 좋았고, 허세셰프 ‘허셰프’라는 별명이 생겼고 요리사들이 방송에 많이 나오는 계기 된 것 같아요.

Q. 별명이 허셰프인데 어쩌다가 이런 별명을 얻게 됐나요?

A. 모션들이 소금을 뿌릴 때 위에서 뿌리거나 재밌게 하다 보니까, 같이 촬영하던 정형돈 씨가 허세가 좀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 캐릭터를 허세셰프 ‘허셰프’로 잡아줬어요.

Q. 대학이 아닌 현장에서 배우면서 업계 최고가 된 사람으로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좋았던 점은 요리공부를 정확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요리를 했던 것 같아요, 저만의 요리스타일이 확실히 있었고, “이건 최현석의 요리다”라는 시그니처 요리들이 많았어요. 대표적으로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17~18년 전에 차가운 파스타, 푸아그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고추장으로 아이스크림 만드는 등의 남다른 요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다른 요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불편했던 점은 제대로 공부를 한 사람들과는 달리 아는 게 없으니까, 지식이 부족하죠. 저는 실무에서 배우면서 스승님을 잘 만나서 커버가 됐어요. 근데 부족한 부분이 반드시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따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Q. 스승은 누구였나요?

A. ‘비스테까’라는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이신 김형규 셰프님이신데 그런 좋은 스승을 만난 게 큰 득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고졸출신 셰프 그리고 대학교수로서 조리학과 대학을 다니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대학을 가지 않고 경력을 통해 실력을 향상 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A. 어떤 게 좋다고 얘기할 수 없어요. 요리사는 판검사나 의사 같이 공부를 많이해서 자격을 취득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고 싶으면 누구나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어떤 요리사가 되느냐는 본인에게 달려 있겠죠. 요리를 통해서 깊이 있는 학문을 연구하고 싶다거나 요리를 해서 편안하게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 같이 자기가 꿈꾸는 요리사의 길이 있잖아요. 실무를 먼저하고 대학을 안가는 게 유리할까, 대학을 나와서 교육을 받는 게 유리할까는 본인이 결정하셔야 돼요. 내가 하고 싶은 요리가 어떤 요리고, 내가 되고 싶은 요리사가 어떤 요리사인지 보고 그 길에 공부가 필요하면 공부를 하는 쪽으로 가야되고, 빨리 돈을 벌면서 현장에서 경력부터 쌓고 싶다는 계획이 있으면 진학을 안 하고 실무에 뛰어드는 방법도 있죠.

Q. 어떤 셰프가 되고 싶었나요?

A. 요리를 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제가 사회인 야구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일을 하지 않으면 취미생활을 할 수 없고 의미가 없어지니까 취미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요리사가 되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니까, 요리를 개발해서 세계의 미식가들을 감동시키는 요리를 만들어서 세계 요리계의 한 획을 긋자는 목표가 있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요리계의 한 획을 긋는 건 다른 셰프에게 맡기고 많은 사람들이 내 요리를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누구나 슈퍼나 마트에서 내 요리를 사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편한 요리를 개발하고 있어요.

Q. 요리의 정체성을 창의성에 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가요?

A. 요리의 기본은 사람에게 이롭고 안전한 거에요. 근데 요리사의 색깔로는 여러 요리사들의 영역이 있는데 제 요리의 장르는 크리에이티브한 창의적인 요리를 하는 거죠.
요리의 장르는 굉장히 많아요. 정통적인 것들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포지션이 창의적인 요리죠. 요리 자체의 이념이나 철학은 그렇지 않고, 제가 잘하는 게 창의적인 요리라고 생각해요.

Q. 요리의 영감을 어디서 얻고 언제 써먹는 편인가요?

A. 예전에는 지나가는 낙엽만 떨어져도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 같아요.
모든 영감을 모든 요리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10년 동안 스승에게 배웠던 베이스 였던 것 같고, 요리를 몇 천개 만들고 나서 그 뒤로는 자료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부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있어요. 지금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는다기 보다 공부를 하면서 거기서 찾아내는 것 같아요.

Q.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성은 무엇이고 그 차별성으로 어떤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나요?

A. 서울 강남에 고급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는데 ‘파인다이닝’에서의 저의 포지셔닝은 크리에이티브한 요리인 것 같아요. 과학적인 분자요리 기법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재밌고, 창의적인 요리가 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요. 많은 분들이 제가 방송에 많이 나와서 연예인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유명한 창의적인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Q. 별명이 크레이지 셰프입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A. 크레이지라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미쳤다는 건 열정보다 더 높은 단계예요. ‘난 정말 좋아해’, ‘난 엄청 좋아해’, ‘난 미쳤어’의 느낌은 다르잖아요. 저는 요리에 미친 사람이었던 것 같고 미친놈이라고 불리는 것도 좋아했어요. 그 자체가 남들과 차별화된다는 느낌이 있었고 뭔가 하나를 할 때 심하게 빠지는 편이거든요. 요리도 마찬가지로 ‘기왕 시작한 거면 미쳐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요리를 하고 있어요.

Q. 어떤 미친 요리들을 만들었나요?

A. 굉장히 많은데, 간장 아이스크림, 고추장 아이스크림, 간장으로 젤리 만들어서 제육볶음 만들고요. 요리로 해볼 수 있는 이상한 짓들은 다 해봤던 것 같아요.

Q.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A.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는 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사람 몸에 이롭게 만들라는 뜻이에요.
이걸 재밌게 보이면서 맛있고 사람의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장난이라고 생각 안 해요. 장난은 음식에 몸에 안 좋은 걸 섞어서 좋아보이도록 하는 게 장난이고, 저는 맛있고 건강하고 음식을 재밌게 만드는 즐거운 장난은 요리사들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지금은 스타셰프로서 명예를 얻었지만 어린 시절 가난과 결핍으로 인해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 가난과 결핍이 직업에 임하는 태도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A. 없이 살았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살아야 되니까.
아버지도 요리사고, 어머니도 요리사여서 같이 일했던 형들은 제가 이곳에서 오래 안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갈 수가 없었어요. 일을 하다가 도망을 가면 굶으니까. 넉넉하지 않았던 건 뭘해도 절실함을 느끼는 습관을 길러준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과거의 최현석과 지금의 최현석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건 뭔가요?

A. 요리는 똑같아요. 새로운 메뉴를 늘 개발해야 돼요. 내가 멈춰있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들은 계속 요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 발전할 거고, 새로운 메뉴를 내놓을 거고. 예를 들어 가수로 생각해보면 히트곡 하나로 평생 먹고 살 수 없는 거잖아요. 남들을 계속 새로운 작곡을 하면서 음악활동을 하고 음반을 내놓는데 그 사람만 정체되어 있게 되거든요. 요리는 27년이 지났어도 요리개발은 계속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예전과 똑같아요. 그리고 처음 요리했을 때보다 급여도 많이 올랐고요. 그때는 와이프 몰래 야구글러브 하나 사려고 해도 돈을 몇 개월 모았어야 됐는데 지금은 그런 걸 사고 싶으면 한달에 한번은 살 수 있어요.

Q. 요리 외에 취미가 있나요?

A. 잡덕이라 엄청 많아요. 애니메이션 보는 거 엄청 좋아하고, 피규어 수집하고 사회인 야구도 하고 운동하는 것도 엄청 좋아해요. 요즘은 골프를 배우고 있어요. 키가 커서 운동을 더 잘하기도 하고요. 근데 요리할 때는 키 큰 게 큰 도움이 안돼요.스승님이 키가 작으셔서 덕트가 너무 낮아서 계속 닿고 테이블도 낮아서 허리도 아팠어요. 그래서 제가 주방장이 됐을 때 다 높여놨어요.

Q. 스타 셰프로서 성공한 셰프 중 한명으로서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미슐랭 셰프와 같은 성공적인 커리어와 방송에서의 스타셰프의 커리어 둘 중 하나를 택해야 된다면 어떤 것을 고를 건가요?

A. 방송은 그냥 방송인 거고, 미슐랭이 아니더라도 요리는 요리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셰프가 되고 싶어요. 방송은 ‘연예인을 할래?’랑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저는 요리하겠습니다.

Q. 다시 태어나도 요리를 할 건가요?

A. 저는 다시 태어난다면 요리 말고 운동선수를 해보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야구선수나 골프선수요. 요리를 한번 해봤잖아요. 다시 돌아가서 또 요리를 합니까, 안해봤던 걸 하고 사는거죠.

Q. 지금 방송에서 트로트가 유행인 것처럼 방송계에서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셰프들이 출연하는 방송들이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요리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변화됐다고 보세요?

A. 당연히 그렇죠. 요리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상위랭킹에 요리사가 들어갔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그 전만 해도 요리사를 꿈꾸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에 비해 많이 늘었어요. 그리고 요리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에는 요리하는 근로자로 봤다면 지금은 한편으론 예술가처럼 봐주기도 하고,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이 좋아졌어요.

Q. 요리를 하면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요리 맛있다고 해줄 때가 제일 행복하죠.

Q. 요리사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인가요?

A. 요리사는 이타적인 직업이죠. 원시시대에는 자기가 잡아서 자기가 먹었잖아요. 근데 기본적으로 요리사는 자기 걸 해먹지만 요리를 해서 남에게 주잖아요. 남에게 요리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요리사죠.

Q. 본인이 요리를 해서 먹는 경우도 많은가요?

A. 요리사들 치고 내가 먹기 위한 요리는 별로 안할 거에요. 요리를 배우는 이유가 남을 맛있게 해주고 거기서 기쁨을 얻는 직업이기 때문에 자기 음식을 자기가 먹는 경우는 주변에서 많이 못봤어요.

Q. 집에서도 요리를 많이 하시나요?

A. 요리사는 요리가 일이잖아요. 내 시간에는 요리는 남이 해준 걸 먹고 애니메이션 보고 하고 싶은 걸 하죠.

Q. 직업 만족도로 5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으세요?

A. 지금은 계속 요리사로 살고 있으니까, 4.5점을 주고 싶어요. 요리사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따로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자기 시간이 많은 직업이 아니거든요. 워라벨이랑은 거리가 먼 직업이에요.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남들이 노는 시간에 일을 하거든요.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싶은 분은 요리사를 선택하면 안돼요.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고 이타적이고 남에게 뭔가를 제공하는 일이기 때문에 워라벨을 추구하는 분들과 맞지 않는 직업이 요리사예요.

Q. 그런 생활 속에서 워라벨을 어떻게 찾으세요?

A. 다른 분들은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잖아요. 그러니까 시간이 더 많고, 주말 같은 경우는 더 일찍 퇴근하거나 쉬고요. 근데 요리사들은 늦게 끝나요. 맛있는 걸 먹고 싶어도 밤 늦게 먹고, 회식을 하더라도 밤11시가 되어야 하고요. 늦은 시간에 애니메이션을 보니까, 그만큼 늦게 자고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같이 행복한 기념일에도 못 쉬어요. 요리는 내 열정으로 일도 찾고 내 시간도 찾을 수 있는 직업이 아니에요.

Q. ‘요리를 한다’와 ‘먹는다’ 라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요리를 한다’, 남에게 행복을 준다. ‘먹는다’, 내가 행복하다 인 것 같아요.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 좋잖아요. 요리사가 요리를 한다는 건 돈을 번다는 거죠(웃음). 그리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고요.

Q. 아직도 요리가 좋으세요?

A. 요리하는 건 재밌어요. 요리 자체는 재밌지만 거기에 수반되는 시간투자, 스트레스, 사람들과의 관계와 갈등, 직원들 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힘든 거죠. 주변적인 것들로 인해 일이 힘들어지는 거지, 요리 자체가 힘들거나 싫지는 않아요.

Q. 요리의 시작과 끝은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A. 맛있는 걸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맛있는 걸 좋아해야 그게 요리에요. 배고프면 식재료만 먹어도 돼요. 근데 요리는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Q. 맛있는 걸 많이 드세요?

A. 라면과 치킨을 제외하고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맛있는 걸 먹지는 않아요. 근데 요리를 많이 먹게 되는 이유는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많이 보러 다녀야 돼요. 요리라는 속성은 일로 시작하는 순간 피곤해요.

Q. 주방 안은 전쟁터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셰프의 역할은 뭔가요?

A. 하나의 조직이죠. 그 조직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하는 것이고요. 그 팀을 통해 결과물이 나오는 거죠.

Q.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뭔가요?

A. 사람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몸에 이로운 게 중요하죠. 예전에 왕을 죽일 때도 먹여서 죽이는 건 쉬웠잖아요. 그정도로 음식이 사람 몸에 들어가면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신경 쓰는 건 건강인 것 같아요.

Q. 최현석을 만족시키는 요리의 기준이 있나요?

A. 저를 만족시키는 건 생각보다 쉬워요. 저는 건강하지 않아도 맛있으면 돼요. 와이프가 반대해도 라면을 끓여먹고 치킨을 시켜먹거든요(웃음) 그렇지만 내가 만들어서 남을 줄 때는 건강을 신경쓰죠. 근데 저는 조금 덜 건강해도 맛있는 걸 먹고 살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주방에서의 최현석은 어떤 셰프인가요?

A. 처음 요리할 때는 재밌고 열심히 하는 요리사였고 레스토랑을 총괄하는 셰프가 됐을 때 처음에는 진짜 무서운 셰프였던 것 같아요. 굉장히 무서워 하고 앞에서 떠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근데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유해지긴 했어요.

Q. 가정에서의 최현석은 어떤 아빠인가요?

A. 가족으로서 충실한 건 시간을 많이 보내주는 거에요. 근데 요리사는 그러기 쉽지 않거든요. 크리스마스 때 같이 밥을 먹을 수 없어요. 제일 바쁠 때거든요. 생계를 위해서 열심히 일은 하지만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늘 미안한 아빠에요.

Q. 가족 그리고 본인은 자신의 요리 중에 어떤 걸 제일 좋아하세요?

A. 제 딸들이 제가 운영하는 초이닷이라는 고급레스토랑 요리보다 중앙감속기의 꿔바로우와 마라로 만든 크림짬뽕을 더 좋아해요. 그리고 마켓컬리에 납품하는 봉골레가 있는데 애들은 라면 끓여먹듯이 그걸 제일 많이 먹는 것 같아요.

Q. 직원들을 교육 시킬 때 가장 우선 순위로 하는 건 뭔가요?

A. 기본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식재료 아껴 쓰고 위생이 제일 중요해요.

Q. 셰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요리사는 정말 멋있어요. 그리고 매력적이고요. 요리하는 건 정말 재밌어요. 남들이 먹으면서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끼는 아주 아타적이고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근데 자기 시간을 갖고 워라벨을 즐기고 싶다고 하면 추천해드릴 수 없어요. 세상에 다 가질 수 있는 건 없거든요. 요리사라는 직업은 특별히 더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자기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없어요. 쉬는 날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 밤에 끝나기 때문에 일 끝나고는 집에 가야돼요. 그래서 요리사는 워라벨을 즐길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니까,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싶다면 요리를 하면 안돼요.

Q. 요리사가 자신만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어떤 직업이든 순수하게 그 직업만 파는 직업도 있지만 직업을 통해 사회적으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요리사 출신의 사업가도 나오고 요리사 출신의 교육자도 나오고, 요리사 출신의 정치인도 나오길 바라고 있어요. 그러려면 자기계발로 공부도 하고 경험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나에게 마지막 만찬이 주어진다면 뭘 드시고 싶으세요?

A. 라면, 치킨, 삼겹살이요. 맛있잖아요. 내일 바로 죽는다고 하면 몸에 이로울 필요도 없잖아요(웃음).

Q.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맛있는 걸 먹고 사람들은 제 요리로 행복해하겠죠. 저는 오늘 퇴근하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그 사람이 만든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행복하죠. 라면을 끓여먹으면서 행복할 것이고요. 행복할 수 있는 요소는 굉장히 많아요. 본인이 하는 일이 남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시고 소중히 하세요. 그 일을 통해서 본인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최현석 셰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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