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K-WAVE가 온다 : ⑥ 콘텐츠] K웹툰·게임, 新한류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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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11-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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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웹툰, 지난해 한국 콘텐츠 수출액 성장 주도

  • 게임 빅3, 중견게임사까지 글로벌 시장서 성과... 해외 매출 증가세

  • 네이버-카카오 웹툰, 만화 본고장 美日서 주목... 거래액, 이용자 급증

  • 전문가 "디지털 만화, 한국이 주도... 매우 큰 성과"

구글(검색 포털), 유튜브(동영상 서비스), 페이스북(SNS), 아마존(클라우드) 같은 미국의 ‘테크 자이언트’가 전세계 IT업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웹툰과 게임을 필두로 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콘텐츠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돌파했는데, 일등 공신은 웹툰과 게임이었다.

웹툰을 포함한 한국의 만화 수출액은 4598만 달러(약 508억원)로, 전년 대비 13.6% 성장했다. 이는 콘텐츠산업 11개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만화 불모지인 한국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네이버, 카카오 웹툰의 글로벌 거래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산업은 지난해 콘텐츠 산업 중 가장 높은 69억8183만 달러(약 7조7000억원)를 수출해 전체 콘텐츠 수출 성장을 주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수치다.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매년 꾸준히 증가한 영향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콘텐츠 수출 첨병 ‘K게임’, 글로벌 시장 개척 지속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 콘텐츠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1조9454억원으로, 3사 전체 매출의 46%(4조1556억원)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넥슨은 전체 매출의 36%, 넷마블은 75%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넥슨의 인기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만 연간 1조원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 중 해외 매출이 가장 낮은 엔씨소프트도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를 통해 서구권 이용자를 겨냥한 PC·콘솔 리듬게임 ‘퓨저’를 출시했다.

엔씨소프트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는 올해 초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우리는 국내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을 창출한 성공 경험을 글로벌 시장에 이식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PC에서 모바일로, 더 나아가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견 게임사들도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배틀로얄 1인칭 슈팅 게임(FPS)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2370억원을 올렸는데,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만 1조655억원(86.1%)을 벌었다. 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의 이용자가 한 공간에서 전투를 벌여 최후 1인의 승자를 가리는 총싸움 게임이다. 2017년 3월 출시 후 3일 만에 매출 1100만 달러(약 126억원)를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는 그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2500만장이 판매되고, 동시 접속자 수는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MORPG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는 펄어비스도 해외 매출 비중이 77%에 달한다. 검은사막은 2014년 출시 후 5년 만에 해외 150여개 국가의 이용자가 즐기는 글로벌 게임으로 성장했다. 누적 매출액은 2조원에 달한다. 컴투스 또한 3분기에 해외 매출 1027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스마일게이트는 2007년 출시한 인기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이 게임은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서 온라인과 모바일을 포함해 10억명의 회원을 보유하는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2013년부터는 전 세계 국가의 게이머들이 경쟁하는 크로스파이어 이스포츠 대회도 개최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유럽 시장 개척을 위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 ‘스마일게이트 바르셀로나’를 설립했다. 이는 스마일게이트가 설립한 해외 첫 법인으로, 글로벌 게임사 출신 개발자들을 다수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아마존과 북미·유럽 독점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북미,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거대 콘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카카오, 만화 본고장 美·日서 주목... ‘종이→디지털’ 만화 패러다임 변화 주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은 세계 최대 만화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과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올해 3분기 거래액은 2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는데, 이 중 북미 시장 거래액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이용자(MAU)까지 늘어나 3분기 기준 MAU는 6700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의 일본 웹툰 앱 ‘라인망가’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0만건(지난 8월 기준)을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노블레스’와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은 미국과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영됐다. 당시 한국의 만화 IP(지식재산권)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00년대까지 국내 서비스에 집중하던 네이버웹툰은 2013년에 일본 시장에 진출했고, 2014년부터 영어와 중국어로 글로벌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네이버웹툰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MAU)는 한국 인구보다 많은 600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목표치인 MAU 7000만명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미국 웹툰 계열사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네이버웹툰의 본사로 두고, 산하에 네이버웹툰(한국)과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일본), 와통엔터테인먼트(중국)를 두는 조직 개편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 1위 콘텐츠 시장인 미국을 거점으로 삼아 유럽과 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 깔렸다.

 

네이버웹툰(왼쪽), 픽코마 로고[사진=각 사 제공]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2016년 4월 일본에 서비스한 지 4년 만에 전세계 만화·소설 앱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픽코마의 웹툰 거래액은 5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1%, 전년 동기 대비 680%나 증가했다. 카카오재팬은 연말까지 웹툰 거래액이 1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카카오는 올해 3분기에 유료 콘텐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나 증가한 1484억원을 기록했다.

픽코마를 서비스하는 카카오재팬의 김재용 대표는 "앞으로도 작가, 독자, 플랫폼이 공존하는 '콘텐츠 생태계 2.0'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최근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의 최대 주주에 올라, 북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중화권, 북미, 인도, 동남아를 연결하는 웹툰 플랫폼 네트워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종이 만화책에서 디지털 만화로 전세계 만화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중심에 서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만화 시장이 종이 만화에서 웹툰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한국이 선발주자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엄청난 성과”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한국의 웹툰이 새로운 한류 문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사진=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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