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4차산업? 헛짚기와 각론만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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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AI융합비즈니스전공)
입력 2019-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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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그림 없이 저마다 자기 중심으로 외치고, 용어 이해조차 부족

 

[문형남 교수]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바른 이해를 돕고자 한다.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됐다. 예멘 반군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원유시설 2곳을 무인기(드론) 10대로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이날 오전 4시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 탈황·정제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에 가해졌으며, 큰 화재로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일 평균 산유량은 약 980만 배럴인데, 드론 공격으로 인한 산유량 차질 규모는 약 570만 배럴로 기존 생산량 절반 이상(58%) 생산이 중단되는 큰 타격을 입었다. 570만 배럴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로, 세계 원유 시장 수급 불안이 커지며 국제유가가 요동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격 17일이 지난 10월 1일 석유시설 복구를 완료하여 석유 생산량이 '드론 공격'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모두들 이 사건을 정치·군사적인 문제로 보는데, 필자는 다른 관점으로 본다.

이 사건을 되새겨 보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필자는 이 사건을 3차 산업혁명식 전략과 4차 산업혁명식 전략의 대결로 보며, 이면을 들여다보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연간 방위비가 694억 달러에 달하고, 1대에 300만 달러 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멘 반군은 대당 1000달러 하는 드론 10대로 공격을 해서 엄청난 예산을 들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위력을 무력화시키고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타격을 주고 매우 적은 비용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 복잡하다, 보이지 않는다, 비용이 많이 든다 등의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이런 오해와 편견들이 해소되기를 바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많은 비용을 들여 첨단 무기라고 생각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것들은 3차 산업혁명식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예멘 반군은 아주 적은 비용을 들였지만 4차 산업혁명식의 전략을 구사해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여러 대 추가 배치하고 사드를 도입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군과 기업 및 각 조직들은 이 사건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얻기를 바란다. 한국군에서의 무인기(Unmanned Aerial Vehicle: UAV) 및 드론(Drone) 도입과 활용 및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 상태 등도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필자가 최근 학술 세미나에서 발표했듯이 우리 공군은 드론을 소홀히 여기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육군이 드론 도입과 활용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범한 우를 우리나라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잘못 알고 쓰는 표현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을 4차산업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는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4차산업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자주 쓰기도 한다. 모 신문사에는 ‘4차산업부’가 있고, 모 대학은 ‘4차산업 최고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공문서에 4차산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민간에서도 무분별하게 4차산업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최근 KTX를 탔더니 열차내 모 기업 광고에도 4차산업이라는 단어를 크게 쓴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곳곳의 포스터와 현수막 등에도 4차산업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콜린 클라크는 1차산업을 농업, 임업, 수산업, 목축업 등 직접 자연에 적용하는 산업들, 2차산업을 이를 다시 가공해 다른 물질적 재화를 만드는 광업, 제조업, 건설업, 전력·가스·수도업 등의 산업들, 그리고 3차산업을 1차·2차 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들, 즉 주로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들이라고 분류했다. 이처럼 학문적으로는 1차산업, 2차산업, 3차산업만 존재한다. 4차산업은 아직 존재하지 않고, 4차산업이 뭐라고 주장하는 의견들이 있지만 아직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없다. 이처럼 4차산업은 존재하지 않는 용어인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들을 4차산업이라고 잘못 얘기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공익광고 등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인식시키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성공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을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많다, 전문가들도 자기 전공 분야나 자기가 잘 아는 분야 위주로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한다. 빅데이터 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게 빅데이터라고 한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5G) 등 각 분야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자기 분야가 중요하다고 강조를 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종합적이고 큰 그림으로 이해한 후에 각론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각 분야가 4차 산업혁명에서 차지하는 객관적인 비중도 알 필요가 있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는 향후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2대 기반기술로 AI(인공지능)와 5G를 꼽았다. 특히 오는 2030년 AI의 경제적 가치는 약 540조원, 5G가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최소 47조7527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의 규모와 비중 및 중요도 등도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기술 발전의 중장기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AI융합비즈니스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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