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은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영은미술관에서 기증받은 도흥록 작가의 주요 유작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도흥록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변치 않는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하여 깊은 사유의 면모를 역설적으로 드러내었다.
그는 작품에 구상의 모습을 입음으로써 오히려 역(逆)으로 재현된 사물, 조각, 그리고 재료에 대해 의구심을 던진다.
도흥록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작업은 쥐어짜면 안 돼요. 몸의 파장대로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라며 "'내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입니다. 다만 바깥을 통해 나를 보는 거지요. 내 안에 있는 것을 내가 물리적으로 나오게 할 순 없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에 대해서도 물질성을 깊이 탐구했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해하고, 느끼고, 사람 같이 느낄 때 그 재료는 당신의 마음 깊숙이 들어와 있을 때 당신을 위한 당신만의 재료로 당신의 작품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도흥록, '스테인리스 스틸에 관한 단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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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흥록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물성을 명확히 이해하며 작업했을 뿐만 아니라, 재료를 통해 재현한 대상에 대해서도 숙고했다.
그의 '사과' 작품은 흔한 과일로 여겨질 수 있는 사과라는 대상을 통해 자유롭게 사유를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형태적으로 과일의 이미지를 가장 완벽하게 느낀 것은 사과였다. 사과는 형태적 안정감과 강렬한 색깔, 껍질을 벗기면 산화되어 색깔이 변하는 시간성이 담긴 대상이었다."(도흥록,'무중력의 미학')
영은미술관 측은 "기획전을 통해 도흥록의 유작을 여러 관람객이 눈과 몸으로 경험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생성하는 울림의 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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