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한국 고액계좌 숨긴 한인에 소송제기…“유사소송 잇따를 것”

  • ‘한·미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 활용해 미신고 금융정보 확보

  • 앤드류 박 美회계사 “해외소득 신고 안하면 기소 가능성 높아”

[사진=아이클릭아트]


역외탈세자를 추적하는 제도인 ‘한·미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FATCA)’를 활용한 형사고발 사례가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의 FATCA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유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21일 미주한국일보에 따르면 미국 연방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뉴욕주 서폭카운티 딕스빌에 거주하는 한인 남모씨를 상대로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FBAR) 위반 관련 소송을 냈다. 미 법무부는 남씨가 벌금 3만2300여달러(약 3600만원)와 완납일까지의 이자를 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남씨는 2009년 국내 삼성증권과 신한은행에 총 46만4600여달러(약 5억2000만원), 2010년엔 이들 계좌에 151만5700여달러(약 17억원)가 있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 정부에서 각각 1만4813달러(약 1600만원), 2만 달러(약 22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남씨가 벌금 가운데 4000달러(약 450만원)만 내자 연방 법무부는 관련 소송을 냈다.

미국의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에 따르면 현지 영주권자와 시민권자,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개인과 법인은 소득세 신고 때 해외 금융계좌 잔고 총액이 1만 달러(약 1100만원)를 초과하면 이 내역도 함께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민·형사상 처벌을 받는다.

미 당국은 2016년 9월 시행에 들어간 FATCA를 활용해 남씨의 계좌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정은 우리 과세당국은 미국 내 은행의 연간이자가 10달러(약 1만1000원)를 초과하는 모든 예금계좌 정보를, 미국 당국은 한국에 개설된 5만 달러(약 5600만원)가 초과한 미국 국적자의 계좌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FATCA 자료를 바탕으로 한인에게 관련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유사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앤드류 박 미국회계사(법무법인 동률)는 “이번 사건은 미국 국세청이 FATCA 정보로 현지 영주권을 가진 한인의 해외 금융계좌 미신고자를 형사기소한 첫 사례”라며 “한국 국적자라도 영주권이 있다면 거주지와 관계 없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보유한 금융자산을 미 국세청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아직 해외 은행·보험·개인법인 주식 등을 신고하지 않는 납세자들이 추가로 미 국세청에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미국 FBAR 규정을 보면 해외계좌를 제때 신고하지 않으면 계좌당 최대 1만 달러의 벌금을 매년 내야 한다. 고의성이 확인되면 매년 최대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 또는 미신고약의 50% 가운데 큰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나아가 형사처벌도 내려진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금융소득이 있을 때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박 회계사는 말했다. 그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소유주 국적에 관계없이 금융소득이 10달러 이상이면 금융기관이 미 국세청에 통보하고, 미국 당국은 이를 한국에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계사는 “따라서 10달러가 넘는 미국 소득이 있다면 한국 국세청이 그 내용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 “해당 금융자산에서 역외탈세가 이뤄졌을 경우 적발될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앤드류 박 미국회계사 [사진=법무법인 동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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