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를 마친 국내 증시가 오는 12일 재개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8일 코스피가 2% 넘게 하락한 데다 미국 증시에서도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 증시는 8일 하락한 뒤 9일 주요 지수가 반등하는 등 엇갈린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12일 국내 증시는 미국 반도체 업종의 후속 움직임과 국내 투자자 수급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2.62% 하락…삼성전자 호실적도 주가 방어 못 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6.16포인트(0.69%) 하락한 892.27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를 압박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107조4000억원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8일 전 거래일보다 2.42% 내린 26만2000원에 마감, SK하이닉스도 2.44% 하락한 168만1000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는지, 향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반도체주 조정…AI 투자 기대에 제동 걸리나
미국 증시에서는 AI 산업의 성장 기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술주 약세의 배경으로 부각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1.25% 하락했고 S&P500지수는 0.47%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이날 약 3.4% 떨어졌다. 오픈AI의 매출 전망을 둘러싼 보도가 AI 관련 기업의 성장 기대에 영향을 미친 데다 국제유가 상승과 국채금리 부담까지 겹쳤다.
다만 9일에는 미국 주요 지수가 반등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8%,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6%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반등에 동참하지 못했다.
이는 미국 증시 전체의 회복 흐름과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12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지수의 반등만으로 반도체주의 회복을 단정하기보다, 반도체 업종의 추가 하락 여부와 AI 관련 투자 우려가 완화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메모리 수급 기대는 버팀목…실적과 주가는 다른 흐름
반도체 업황의 중장기 전망이 부정적으로만 바뀐 것은 아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1일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인용해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업계 전망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가능성을 보도했다. 해당 전망이 유지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업황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사실만으로 단기 주가 상승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잠정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하락한 사례처럼, 시장은 실적 규모뿐 아니라 기대치와의 차이, 향후 성장 지속성, 투자자 수급을 함께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에 12일 국내 증시에서는 다음 세 가지를 주요 확인 지표로 삼을 수 있다.
첫째,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진정되는지다. 직전 거래일 코스피 하락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지수 회복도 제약받을 수 있다. 반대로 매도 규모가 줄고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낙폭 축소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둘째, 미국 반도체 업종의 후속 움직임이다. 미국 주요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반도체 업종의 약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이 남을 수 있다. 반도체지수가 안정되고 AI 투자 우려가 완화되는지는 국내 시장의 투자심리를 가늠할 지표다.
셋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대적인 주가 흐름이다. 두 종목 모두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를 공유하지만, 단기 수익률과 수급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장 초반 하락 폭을 줄이는지, 거래 중 외국인 매수세가 회복되는지 등을 종목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12일 국내 증시는 연휴 전 하락에 따른 부담과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기대가 맞서는 장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증시의 반등과 반도체 업종의 약세가 엇갈린 만큼, 코스피의 추가 하락이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등 여부를 사전에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 초반 주가 흐름과 외국인·기관 수급, 미국 반도체 업종의 후속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시장 방향을 판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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