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친서 공개한 날…北 "핵 무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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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7-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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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친서 통해 "조·미 관계 획기적인 진전"…비핵화 언급은 없어

  • 노동신문, 6·12 북미회담 이후 처음으로 '핵 무력 건설' 강조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이어, 북한의 오락가락한 태도에 '비핵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다. 지난 6일자로 작성된 해당 문서는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인다. 한 정상이 다른 정상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면서 "조·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 관계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공개하면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매우 멋진 편지다. 위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친서에는 '비핵화'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일절 담겨있지 않다.

같은 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핵 무력 건설"을 언급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홈페이지에 '조선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Let Us Accelerate Advance of Korean Revolution)'라는 제목의 영문 사설을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승리를 위해 중단 없이 전진해 온 패기로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전선에서 새로운 번영의 국면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설은 지난 11일 국문판 1면 톱에 이미 게재된 바 있으나, 영문으로 옮기면서 표현의 수위가 다소 달라졌다. 국문판의 경우 "병진노선"이라고 표현했으나 영문판에서는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의 병진(simultaneously pushing forward the economic construction and the building of nuclear force)"으로 번역했다.

지난 7일에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조·미 사이의 신뢰는 더 공고화되기는커녕 오히려 확고부동했던 우리의 비핵화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국면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아산정책연구원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3차 방북 이후 비핵화 협상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미국의 신고와 검증 요구를 비난하고,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협상이 깨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말과 달리 상황 악화를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미국을 공세적으로 압박하며 북한식 '살라미 협상'을 강요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살라미 방식 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핵화 시간이 끝없이 길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 사이 미국과 한국의 행정부 교체가 있을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또다시 북한에게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5일 북한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당초 12일 판문점에서 유해 송환을 위한 실무회담을 갖기로 했으나 북한의 일방적인 불참으로 인해 불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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