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R] 한국의 녹색성장지원 베트남 지붕형 태양광으로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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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5-2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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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기술과 자본, 세계은행의 노하우 합치면 북한 경협에도 도움될 것"

지난 17일 서울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에 참여한 베트남 무역산업부 호찌민 지부 부부장인 응우옌푸엉동(Nguyen PPhoung Dong) 씨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박세진 기자 ]


동남아시아의 주요 경제국 중 하나인 베트남의 최근 친환경 산업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녹색성장신탁기금(KGGTF)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서울의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녹색혁신의 날에는 KGGTF를 통해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례 발표를 했으며, 베트남 역시 에너지와 교통 분야 인사들이 참석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 "급증하는 전력수요…기후변화 취약한 베트남 친환경 산업에 적극적"  

베트남은 지난 25년 동안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뤄왔으며, 빈곤층 감소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에너지 분야는 경제성장의 기본 핵심축 중 하나로 최근 베트남에서도 산업화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부상했다. 특히 에너지 산업의 성장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개발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베트남 무역산업부 호찌민 지부 부부장인 응우옌푸엉동(Nguyen PPhoung Dong)은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최근 베트남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베트남에서의 에너지 수요가 급속하게 늘면서 이전에 석탄에 많이 의존했던 부분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호찌민 등 지방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력공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전력판매량 증가율은 2010~2015년 연 10% 이상을 기록하면서 경제성장률도 넘어섰다. 2015~2020년 전력소비는 더욱 확대돼 판매량 증가율은 1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기관은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월드뱅크의 KGGTF 프로그램은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 정부의 발전 방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10년간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2배나 늘어났다. 한편 베트남은 지리·기후적으로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극심한 기후변화는 농업 인구 비중이 높은 베트남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KGGTF 보고서는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메콩 삼각주 지역은 엘니뇨(적도 해수온 상승) 현상 영향에 따른 메콩 강 하류 쪽 바닷물 유입과 1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벼농사가 큰 타격을 받았다. 베트남 환경부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진행될 경우 곡창지대 대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 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향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생산 비중을 2015년 3.7%에서 2030년 10.7%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2030년까지 12기가 와트에 달하는 전력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호찌민·다낭에 태양광지붕 사업 진행…"후개발국 돕는 노하우 남북경협에도 도움될 것" 

베트남은 친환경 산업 발전을 위해 월드뱅크에 전반적 태양광 발전시설 전략 수립,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 같은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구하고 있다 

KGGTF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지붕형 태양광' 발전이다. 위성 촬영 및 머신러닝과 같은 첨단 기술을 동원해 지붕형 태양광 발전이 적합한 곳들을 조사하고, 도시 단위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립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호찌민과 다낭 두 곳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호찌민과 다낭은 현재 전체 전력 수요 중 0.02%에 불과한 태양광 발전의 비중을 2025년에는 2.87%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고려한다면 상당히 많은 양의 에너지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두 도시의 추산이다. 

KGGTF는 다낭과 호찌민에 위치한 공공 및 민간 건물들에 태양광발전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 기술적인 지원을 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 단위의 지붕형 태양광 설치뿐만 아니라, 전력 저장 배터리의 사용,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발전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조언도 얻고 있다.

푸엉동 부부장은 "호찌민이나 다낭에서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 같은 발전 방식은 베트남 전역으로 확산되어 더 많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미 3차례나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푸엉동 부부장은 친환경 발전을 위한 한국의 여러가지 노력을 배우고자 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등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신탁기금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호찌민전력회사와 중앙전력회사 등 2곳을 주축으로 지붕형 태양광시설 건설에 사용된다. 

베트남은 최근 개발도상국 중 친환경 산업에 특히 많이 관심을 쏟는 국가임과 동시에 자체적인 경제 발전 모델로도 주목을 받았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전후로는 북한의 경제개방을 두고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1986년 제6차 공산당대회에서 채택된 도이모이 정책은 사회주의적 시스템은 유지한 채 농업부문 개혁을 시작으로 국영기업 민영화, 해외자본 투자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북한이 도이모이 정책과 비슷한 모델을 도입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월드뱅크의 베트남 에너지 전문가인 쩐홍기(Trần Hồng Kỳ)는 "개인적으로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없다. 다만 베트남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많이 참고한 부분이 있으며, 한국처럼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도왔던 경험은 향후 북한과 경제 협력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북한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이미 충분한 기술과 인력, 그리고 KGGTF와 같은 지원 경험도 가지고 있다. 특히 세계은행은 후개발국가의 개발을 돕는 데 수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개발과 지원을 시작할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개발을 돕는 데 후개발국가 발전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협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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