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유럽 임금 물가도 올릴까…주식시장 '금리' 자극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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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2-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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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공장 앞에서 시위하는 독일 금속 노조 노조원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증시가 고용 호조에 따른 임금 인상 압력으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유럽 물가도 임금 인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고용 회복과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 지수를 높이면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서 주식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독일 금속노조 임금인상 합의··· 유럽 전역으로 영향력 확대 가능성

유럽은 최근 견고한 회복세를 보였던 경제에 비해 임금 인상 압력이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일부 유럽 중앙은행들은 인상이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지부진한 물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쉽게 경기부양정책을 접고 정상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주요 요인이었다. 

그러나 임금 인상 등을 기폭제로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유럽의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결국 중앙은행은 부양정책을 끝내고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유로화도 함께 상승한다. 

유로존 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작되고 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그레그 푸제지(Greg Fuzesi)는 독일에서 임금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ECB가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실제로 독일 최대 노조인 IG메탈(금속노조)과 남서부금속고용주연맹이 6차 노사 협상에서 주간 노동시간을 기존 35시간에서 28시간으로 줄이고, 오는 4월부터 임금을 4.3% 인상하는 안에도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6일 전했다. 

이번 합의안은 2년짜리로, 자동차 제조업체인 다임러 AG, 자동차부품업체 보쉬 등이 위치한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노동자 90만명에게 적용된다. 이번 협상은 독일 전역과 다른 업계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독일 공공서비스노조(페르디·Verdi)는 8일 임금 요구 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 "낮은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끝나"··· 스페인·그리스 등은 여전히 실업 심각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1월에 1.3%까지 떨어지면서 ECB의 목표인 2%를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ECB는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2020년에도 1.7%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ECB 고위 관료들은 낮은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끝났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ECB 집행위원회 위원인 베노트 코에르(Benoît Cœuré)는 "우리는 바로 변화의 시점에 있다"고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지적했다. 

물가가 상승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ECB가 통화완화 정책을 끝내고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 높은 물가와 임금은 주식시장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라면서 "이는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CB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는 정책 결정에 신중한 편이다. 유럽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은 적어도 오는 9월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드라기 총재는 이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는 독일의 고용시장은 양호하지만, 다른 국가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독일보다 경제회복이 느린 일부 유로존에서 실업률은 훨씬 높다. EU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스페인의 실업률은 16.7%이고, 그리스는 20.5%에 달한다. 이 같은 지역 차이를 극복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ECB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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