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S 아주경제 - 아주 잘 정리된 디지털리더 경제신문

오늘의 추천 뮤직
검색
4개국어 서비스
실시간속보

[성균중국의 窓] 중국 ‘맞선 코너(相親角)’와 세대 갈등

천천(陳晨) 성균중국연구소 책임연구원(사회학 박사)입력 : 2017-08-17 10:30수정 : 2017-08-17 16:21
中서 문화로 정착한 ‘결혼·연애 재촉’ 대모시마다 결혼중개업체 ‘맞선 코너’ 경제력 등으로 사람 노골적 ‘등급화’

[천천(陳晨) 성균중국연구소 책임연구원(사회학 박사)]

중국의 많은 대도시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른바 ‘맞선 코너(相親角)’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내 각 사이트의 인기 검색창 상위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화제성 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슈 중 하나다.

중국에서 결혼 재촉(催婚)·연애 재촉(催戀愛)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이후, 이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현상과 화젯거리들은 끊임없이 생산돼왔다.

‘중국식 맞선 먹이사슬’은 성별에 의해 구분돼 호적, 학력, 집, 재산, 경제력 등 외적인 조건을 강조하고 맞선의 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 노골적으로 사람을 등급화하고 차별하는 것이다.

특히 맞선을 ‘장사’로 취급하고, 결혼을 사업으로 만들어 혼인과 가정의 본질을 파괴하고 있다.

모두가 각자의 잣대를 갖고 상대를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결혼중개업체는 먹이사슬과 관련, 고객의 ‘희망사항’을 고려해서 맞선을 알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중국식 맞선 먹이사슬의 출현은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혼인과 가정의 현실적인 문제와 수요를 반영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더욱 복잡하고 복합적인 중국을 보여주고 있다.

대도시 맞선 코너에서 정작 당자사인 미혼 젊은이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공원에는 50~60대 부모들만 가득하다. 미혼 자녀의 신상정보와 희망 조건들을 전단지에 직접 기록해 내걸고 다른 사람이 거는 전단지를 살펴보면서 간간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러한 맞선 코너에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 이를 통해 결혼에 성공한 사례는 1% 미만이라는 한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맞선 코너에 나서는 부모세대는 과연 이것을 모르고 있을까. 이들의 대부분은 정년퇴직을 하고 혼기가 조금 지난 미혼의 독자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맞선 코너는 자녀의 인연을 찾아주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동시대의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정서적인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의 평균 초혼 연령은 26~28세로 집계되고 있다. 20대 중반을 지나면 중국 젊은이들은 결혼해야 한다는 환경적인 압박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혼수준비에 있어서 대다수가 혼자서 부담하는 능력이 부족해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결혼준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의 증가 문제가 초혼연령을 늦추는 원인 중의 하나이지만, 중국에서 크게 작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중국에서 혼수 부담이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커서 혼기를 미루는 방법으로 해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식 먹이사슬의 당사자들인 바링허우(80後·1980년대 출생자), 주링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적용된 독생자녀(獨生子女) 세대다. 태어났을 때부터 과보호 속에서 자랐고 온 가족의 전적인 지지는 독립해야 하는 나이가 되더라도 지속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캥거루족’과 비슷하지만 중국에서 ‘자이언트 베이비(巨嬰)’ 현상이라고 한다. 독생자녀 부모의 차원에서도 역시 자녀중심적인 생활 형태가 형성돼 있어 관성적으로 자녀의 혼사까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부모의 개입은 효과적인 것인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적어도 맞선 코너의 기대치는 별로 없어 보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텐센트가 모바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결혼·연애 재촉을 받았을 때 어떻게 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절반 가까이가 ‘무시한다’고 답했다. ‘대충 예의상 만나겠다’는 응답은 20%를 차지했다.

결국 맞선과 결혼 재촉에 있어서 ‘당사자는 서두르지 않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조급해한다(皇帝不急太监急)’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세대 간의 차이가 문화대혁명, 한 자녀 정책, 개혁·개방 등 중국 특수한 시대적 배경의 중첩에 의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녀가 빨리 자기의 가정을 꾸며야 안정이 되고,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 때 우리가 없어도 외롭지 않게 의지할 데가 있지 않겠느냐. 그래야 우리도 안심이 된다.”

맞선 코너에 나서는 부모들의 본심은 결코 결혼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 자녀의 혼사를 장사하려는 의도도 없다.

단지 자녀의 미래와 행복에 대한 걱정에 부모로서 최대한 도와주고 싶었던 것일 뿐이다. 재산이나 학벌 등 외적인 조건을 따지는 것도 그들이 결혼생활을 경험했을 때 실생활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모들이 개입할 수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결국 인품, 성격, 가치관과 같은 내면적 요소들은 시간을 두고 봐야 알 수 있고 결혼 당사자에게 맡겨 판단할 수밖에 없다. 중국 사회에서 결혼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은 보다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세계 중국어 매체들과 콘텐츠 제휴 중국 진출의 '지름길'
뉴스스탠드에서 아주경제를 만나보세요
아주경제 기사제보 -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