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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화보]시골학교에 은은하게 퍼지는 ‘책향기’

입력 : 2017-06-01 16:28수정 : 2017-06-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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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정신발달은 그의 독서량과 궤를 같이 한다. 한 민족의 정신적 경계는 그 민족의 독서 수준이 결정한다. 독서가 없는 학교는 결코 진정한 교육을 구현할 수 없다. 책향기 가득한 도시는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교육이론가 주융신(朱永新) 교수가 저서<나의독서관(我的閱讀觀)>에서 언급한 말이다. 본지 기자는 중국 장시(江西)성 위두(于都)현의 시골학교 두 곳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두 명의 교장은 교내 독서열람실을 통해 책향기 나는 교정, 어디서나 책을 접할수 있는 교정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취양초교의 신학기 개학식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단상에 올라 전교생을 대상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독서와 이야기 발표(스토리텔링)는 이 학교만의 독특한 교육 방식이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리롄롄(李蓮蓮) 학생과 그의 언니가 함께 독서 수업을 듣고 있다. 활발한 성격의 자매는 웃음이 많다. 취양초교 입학을 위해 리 학생의 가족(8 명의 사촌과 할머니)은 학교 인근에 있는 조건이 열악한 집에 들어살고 있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궈즈창 취양초교 교장은 손을 들고 발표하는 학생에게 <중국동화>라는 책을 상으로 준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내게는 집이 한 채 있을 것이며
바다를 마주하고 있노라면
봄은 따스하고 꽃은 피어나리라.
내일부터 나는 가까운 모든 이들에게 연락하리라.
그들에게 나의 행복을 알리리라……
너에게 찬란한 앞날이 있기를 기원하노라.
너에게 끝까지 함께 하는 연인이 있기를 기원하노라.
네가 속세에서 행복을 얻기를 기원하노라.
나는 단지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봄과 꽃을 맞이하리니.”

지난 2월 21일취양(曲洋) 향촌(鄉村)초등학교의 개학식날, 557명의 초등학생들이 교실에서 책걸상을 들고 나와 고운 모래가 덮인 교정 내 광장에 정렬해 앉았다. 이 학교의 개학식은 여타 학교와 다른점이 있었다. 바로 교장선생님이 아주 짧게 훈화말씀을 마친 뒤 모두에게 시인 하이즈(海子)의 시를 한 편 읽어주었다는 점이다. 이어 학생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시를 낭독하거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부모님과 함께 올라와 함께 책을 손에 올려놓고 자신이 최근 접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학생도 있었다. 단상아래 학부모와 학생들사이에서는 이따금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개학식의 마지막 행사는 교장선생님이 매 학기 독서량이 가장 많은 학생에게 주는  ‘꼬마 독서박사’상장 수여식이 었다.
취양 향촌초등학교는 장시성 간저우(赣州市)시 위두현, 닝두현, 루이진(瑞金)현이 만나는 경계지점의 높은 산 속거아오(葛坳)향에 위치해있다. 시내에서 70km 가량 떨어져 있어 현지에서도 가장 벽지에 속하고 조건이 열악하다.
 

오전 수업이 끝난 뒤 쉬는 시간, 3 명의 취양초교 학생들이 복도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교장선생님은 ‘이야기꾼’
취양초등학교의 궈즈창(郭誌強) 교장은 1979년생이다. 2005년 거아오향 쩡즈(曾子)초등학교의 교장을 역임했다. 당시 쩡즈초교는 교문도 담벼락도 없이 흙벽돌로 지어진 낡은 교실만 몇 곳 있었다. 6개 학급의 학생들은 마을의 사당(祠堂)에서 수업을 받아야 했다. 궈 교장은 꼬박 2년동안 낮에는 수업을 하고 밤에는 교사들과 함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사 신축을 위한 모금활동을 펼쳤다. 모금액 15만위안(약 2400만원)과 1000m2가 넘는 토지를 확보한 뒤에야 학교에 담벼락과 교문이 생겼고, 학생들은 넓은 새 교실로 옮겨 수업을 받을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궈 교장을 농담삼아 ‘시주 받으러 다니는 교장’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런 그의 노력 끝에 쩡즈초교는 점점 더 학교다운 모습으로 변해갔다.
2012년, 궈교장은 현재 재직중인 취양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낡은 교사를 보고 그는 다시 한번 도전을 시작했다. 취양초교의 수업용 건물 신축을 위해 어느날 그는 간저우시 교육국 국장실로 ‘쳐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상당 규모의 특별자금을 지원받는데 성공했다. 이를 알게 된 다른 학교 교장들은 부러움을 표하며 그를 ‘두려울게 없는 사람’이라 표현했다.
궈 교장은 ‘책향기 퍼지는 학교’를 자신만의 교육 철학으로 삼고있다. 그는 한 사람의 정신발달은 그의 독서량과 궤를 같이 한다고 믿는다. 또 단순히 책을 읽는것에 그치지 않고 ‘좋은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이를 위해 그는 사회에 적극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장시성의 ‘책임자의 행동(擔當者行動·Shoulder Action)’이라는 교육공익단체에 먼저 연락을 취해 이 단체가 추진하는 ‘책코너가 있는 교실’프로젝트의 지원을 얻어냈다. ‘책임자의 행동’은 ‘모든 시골 아이들이 수준 높은 독서를 할수 있도록 지원’하는것을 사명으로 삼고, 교과 외 우수도서 지원과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독서교류 활동을 통해 전문적이고 포괄적인 교과 외 독서교육체계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는 단체다. 이에 따라 학교의 모든 학급에 교양있는 아동서를 갖춘 ‘책코너’를 기증하는 활동을 하고있다. 책코너에 포함되는 도서는 ‘단계별 독서’와 ‘지식의 양분섭취’원칙에 따라 시골 아이들을 위한 각 연령 단계별 맞춤식 설계로 진행된다.
교육공익프로젝트는 위두현 전체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지금까지 100곳이 넘는 초등학교의 500개에 달하는 학급이 책코너를 설치했고,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까지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혜택을 입었다.
궈 교장은 독서활동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 학교에서 ‘최고의 이야기꾼 찾기’, ‘좋은 책 추천모임’, ‘부모님과 함께 하는 독서’, ‘꼬마 독서박사 콘테스트’등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수업때는 각 학급을 돌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가 진행하는 1학년 산수 수업에서는 지루한 수학공식을 학생들이 잘 따라올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공식을 완벽히 암기하는 학생에게는 사비를 털어 책 한 권을 상으로 주기도 한다.
취양초교는 매주 월요일 국기게양식을 마치고 나면 방송을 통해 선생님들이 시를 낭독해 준다. 매주 화요일에는 이야기 교류회가 있고, 목요일에는 독서 수업이 있다. 궈 교장은 학생들의 독서 수업참여뿐 아니라 교사들의 독서도 적극 장려한다. 그는 독서가 교사의 개인적 자질을 끌어올리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선생님의 수업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게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많은 교사들도 궈 교장의 이런 철학에 동감한다.
궈 교장의 노력 덕분에 취양초교는 낡고 오래된 교사가 새롭게 재탄생 했을뿐만아니라 학생들의 성적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위두현의 360개 학교 가운데 30위안에 들 정도로 학교 순위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취양초교의 명성이 알려지자 아이를 취양초교에 보내고 싶어하는 인근마을 학부모들까지 찾아올 정도다.
 

취양초교에는 교실마다 책코너가 있어 학생들이 언제든 책을 꺼내 읽을수 있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100점짜리 시험지보다 훌륭한 100권의 책
위두현에 잘 알려진 또 한 명의 교장선생님으로 인컹(銀坑)진 중심초등학교의 추푸성(邱富生) 교장이 있다. 그는 궈즈창교장과 함께 ‘제1기 마윈(馬雲) 시골학교 교장플랜’의 교장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윈 시골학교 교장플랜’은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설립한 마윈공익재단이 창의적인 방법으로 중국 시골학교의 교육 모델을 모색하고 차세대 우수 리더를 양성한 ‘시골의 교육가’선정을 목적으로 2016년 7월 시작한 프로젝트다. 시골학교 교육 모델을 창의적으로 혁신하는 과정에서 이 두 교장은 ‘책향기 가득한 교정’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추 교장에게 이런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1994년 처음 교장이라는 관리직에 부임했을 때를 상기했다. 교사의 수업능력 평가 기준은 학생들의 시험 점수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했던 그는 학생들의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해 능력에 따른 교사 퇴출제를 시행했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이 인컹진 1~5위에 들지 못하는 교사들은 외진 마을의 초등학교로 배치됐다. 이런 강제조치 때문에 학교의 성적순위는 늘 한 자릿수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게 하고 수없이 많은 보충수업을 통해 달성한 성과 속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지는 의문이 었다.
추 교장은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보내준 구 소련의 교육가 바실리 수하믈린스끼(1918~1970)의 저서<교사에게주는 100가지 충고>를 접하게 됐다. 책을 읽고 난 그는 깊은 전율을 느꼈다. “사실 30년 교직 생활에 20년 넘게 교장직을 맡은 저에게 아무도 수하믈린스끼의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해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교육이론가를 이제야 알게 된것이 아쉬울 정도였죠.”
추 교장은 자신의 깨달음이 늦은 만큼 퇴직전에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과 교육계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먼저 학교에 ‘100점짜리시험지보다 훌륭한 100권의 책 만들기’교육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의 교육 철학은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책에 대한 기반이 없던 학교를 책향기 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300m2 규모의 열람실을 조성하고, 운영비에서 5만위안을 절약해 도서를 구입했다. 또 ‘책임자의 행동’으로부터 수만 권의 우수도서를 기증받는 등 열람실을 간저우시 농촌학교 가운데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교실안에는 책코너가, 교실밖에는 이동식 도서진열대가 설치됐다. 학교 전체에 자연스럽게 독서 분위기가 조성됐고, 학교에서 책을 읽었던 아이들은 집에서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자발적으로 학교에 찾아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시를 낭송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추 교장은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교육이란 독서를 사랑하는 교장과, 마찬가지로 독서를 사랑하는 교사들이 함께 학생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모든 교육의 기초이기 때문입니다.” 이어 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학생은 교육속에서 완전한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 교육이란 단순히 점수로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니라 그안에 더 많은 것들, 이를테면 자신의 취향과 재능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또 그가운데서 최고의 자아를 찾고, 자신의 꿈과 포부를 찾아가야 합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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