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성공하는 조직, 리더의 '제대로 된 질문'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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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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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장의 질문 | 완벽의 배신 | 내가 아는 유령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사장의 질문' 제프 스마트 外 지음 | 이주만 옮김 | 부키 펴냄

'사장의 질문'[사진=부키 제공]


영상통화 서비스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스카이프'는 사업 초기 그저 그런 부가서비스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이후 제5대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조시 실버먼은 영상통화를 핵심 기능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고, '같은 장소에 있지 않은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브랜드'로 전략을 수립했다. 

실버먼은 18개월간 해외 난민 캠프에서 복무한 군인들이 자사의 영상통화 서비스를 통해 가족들과 만날 수 있게 했고, 군인들은 "정말 값진 경험"이라며 그와 스카이프에 찬사를 보냈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인 '사명감'을 고취시킨 사례다. 

모든 사장은 기업을 성장시키고, 성과를 내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을 한다. "사람은 잔뜩 뽑았는데 왜 일은 이 모양이죠?" "부서 간 소통이 잘 안 돼 답답해요." 그렇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길은 막막하고, 실제로 일도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재 채용 필승 전략을 다룬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저자들은 이번엔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리더십 성공 공식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A급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가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리더십의 성패, 조직의 역량이 판가름난다는 것이다.

핵심 키워드는 '우선과제' '사람' '관계' 세 가지다. 즉 위대한 리더십은 리더가 적절한 우선과제를 설정하고, 적합한 사람을 확보하고, 올바른 관계를 구축할 때 형성된다는 말이다. 

저자들의 주장은 1만5000명에 달하는 CEO와 임원들을 밀착 인터뷰하고 900만 건의 데이터 측정값을 취합하는 등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한 과학적 자료라는 점에서 신빙성을 갖는다. 

232쪽 | 1만4000원

◆ '완벽의 배신' 라파엘 M. 보넬리 지음 | 남기철 옮김 | 와이즈베리 펴냄

'완벽의 배신'[사진=와이즈베리 제공]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일에만 빠져있다가 신체·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일컫는다. 이는 고도의 성과주의와 경쟁지향적 사회 분위기에 휩쓸린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고등학생 심지어는 중학생들에게까지 나타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병폐로 인식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인 라파엘 M. 보넬리 교수는 '완벽에의 갈망'이 만연한 현대 사회를 정밀 진단하며 "이 세상에 완벽은 없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온전히 돌아보라"고 주장한다. 

보넬리는 완벽주의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77명의 환자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완벽주의의 실체와 다양한 증상들을 분석한다. 사례 분석이라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자는 사례에 소개된 완벽주의적 행동 양상과 이들이 고통을 느끼는 원인을 유머러스하게 설명하며 유한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풀어낸다. 

보넬리에 따르면 완벽주의자는 내면이 자유롭지 못하고 결과에 집착하기 일쑤다.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지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들보다 못하다고 느끼면 정신적으로 쉽게 위축되어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그는 "완벽주의는 자기혐오를 야기해 자신의 외모가 정상인데도 기형적이라고 생각하는 '신체이형장애' 등 특수한 정신과적 질환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잘못하면 낙오자가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잘못된 명예심, 허위라는 완벽주의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죽비소리'로 다가온다. 

328쪽 | 1만4000원

◆ '내가 만난 유령' 존 켄드릭 뱅스 지음 |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펴냄

'내가 만난 유령'[사진=책읽는귀족 제공]


"집안사람들은 모두 내가 미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도 내가 미치지 않았다고 감히 자신할 수 없었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방구석에 서 있는 끔찍한 유령의 존재를 발견했고, 그제야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다."

뻔하디 뻔한 납량특집물의 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국 근대 문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작가 존 켄드릭 뱅스의 '색다른 유령 이야기'다. 뱅스는 초자연적 허구에 대한 애착이 강했고, 특히 역사적 인물들의 사후세계를 무대로 한 일련의 작품들을 쓴 작가로 알려져 있다. 

'내가 만난 유령'은 역사, 철학, 문학 등 인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뱅스가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이 책엔 여느 유령 이야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음산함'의 공식은 없다. 대신 풍자와 해학, 재치와 유쾌함이 7가지 이야기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유령이 등장하는 작품은 무서울 거라는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날려버린다고 할까. 

그렇다고 이 책을 단순히 웃고 넘길 만한 가벼운 것으로 여길 순 없다. 짤막한 이야기들이 나열되지만 각 구성이 세련미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물들 간의 생생한 대화, 발랄하면서도 품격 있는 문장들이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거칠게 비교하자면,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오싹한 귀신 이야기는 '휘발성'이라 남는 게 없지만, 뱅스의 유령 이야기는 인문학적 재치가 번뜩이는 소위 '건질 게 있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232쪽 |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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