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이현재의 K-스타월드, 공모는 취소돼도 하남의 미래까지 접을 수 없다

  • 하남도시공사 민간참여자 공모 취소...정부 신규택지 발표에 사업 추진방식 전환점

  • 이 시장이 추진해 온 문화산업 자족도시 구상...정부도 K-컬처 복합단지 구축 명시

  • 주택 공급에 밀려선 안 될 일자리·문화·교통...기존 사업의 핵심 가치 보존이 관건

사진하남시
K-컬처 복합 콤플렉스(K-스타월드) 모습. [사진=하남시]

정부의 신규택지 발표로 하남도시공사가 추진하던 K-스타월드 민간참여자 공모가 취소됐다. 취소라는 말만 놓고 보면 그동안 하남시가 공들여 추진해 온 대형 문화산업 프로젝트가 좌초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정작 들여다봐야 할 것은 정부의 주택 공급계획 속에서 하남의 미래 성장동력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현재 하남시장이 추진해 온 K-스타월드는 단순히 공연장 하나를 짓겠다는 구상이 아니었다.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발 규제와 부족한 자족기능으로 한계를 겪어 온 하남에 문화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활력을 만들어 보겠다는 도시 발전 전략이었다.

그런 사업이 정부의 주택 공급정책과 맞물려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섣부른 무산론도 무조건적인 낙관론도 아닌 사업의 본래 취지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다.

하남시는 지난 2일 하남도시공사의 K-컬처 복합 콤플렉스(K-스타월드) 민간참여자 공모 취소와 관련해 사업 자체의 중단이나 백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수도권 신규택지 공급계획에 하남미사 K-컬처 지구 1만2000호 공급과 함께 K-컬처 복합단지 구축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기존 민간참여자 공모 절차를 취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2026년 11월 2일 자 아주경제 보도)

그동안 이현재 시장이 K-스타월드에 상당한 공을 들이며, 미사동 일원에 K-팝 공연장과 영화촬영장 등 문화·영상산업 시설을 유치하고 관광과 산업, 여가 기능을 결합해 하남을 수도권 동부의 문화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당초 구상의 핵심이었다.

하남도시공사가 올해 3월 민간참여자 공모에 착수한 것도 이러한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과정이었으며, 지난 6월에는 3개 업체가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물론 참여의향서 제출이 곧 투자 확정이나 사업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하남시가 구상에만 머물지 않고 민간 참여를 통한 사업 추진을 시도해 왔다는 점이다.

문제는 정부가 같은 공간에 대규모 주택 공급계획을 제시하면서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수도권의 주택 부족을 해소하는 일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고,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의 책임 또한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나 집을 많이 짓는다는 이유만으로 하남시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산업과 일자리, 문화기능을 뒤로 밀어놓는다면 주택 공급의 성과와 별개로 또 다른 도시문제를 남길 수 있다. 하남에 필요한 것은 아파트 단지의 확대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하고 소비하며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자족도시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이 지난달 29일 정부 발표 직후 일방적인 주택 공급이 아닌 일자리와 교통 인프라를 함께 갖춘 신도시 조성을 요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남시는 당시 K-컬처 복합단지의 성공적인 추진과 광역교통망 확충, 원주민 재정착 대책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본말전도(本末顚倒). 본래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일을 경계하는 이 말은 지금 하남의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주택은 시민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한 수단이고, 문화산업은 도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이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일방적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들기 어렵다.

정부가 하남미사라는 이름에 굳이 K-컬처를 붙이고 자연·문화 복합거점 조성을 약속했다면, 그 이름이 단순한 개발계획에 머물지 않도록 실제 시설과 산업, 고용 창출로 연결되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이현재 시장에게 이번 변화는 K-스타월드의 추진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기존 민간 공모가 취소됐더라도 정부의 신규택지 개발계획에 문화·관광산업의 핵심 기능을 반영한다면 당초 구상했던 사업의 취지를 이어갈 수 있다.

그동안 하남시가 공들여 추진해 온 사업인 만큼 정부 역시 주택 공급에만 신경쓸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족기능과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와 하남시가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문화산업 시설과 일자리 창출 기반을 확보하고, 교통과 정주 여건까지 함께 갖춰 나가는 일이다.

민간 공모는 취소됐지만 K-스타월드가 지향했던 하남의 미래까지 접을 이유는 없다. 이현재 시장이 추진해 온 문화산업 도시의 밑그림이 정부의 새로운 개발계획 속에서도 온전히 살아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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