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갑질' 美 브로드컴, 과징금 186억원 확정

  •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불리한 장기계약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약 186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지사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공정위는 2023년 9월 브로드컴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장기계약(LTA)을 강요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186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스마트폰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해 장기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브로드컴의 통신 주파수 품질 개선 부품(RFFE)과 와이파이·블루투스 관련 부품을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구매액이 약정 금액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을 브로드컴에 배상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브로드컴이 구매 주문 승인을 중단하고 제품 선적과 생산을 중단하는 등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관련 부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브로드컴의 공급 중단으로 갤럭시 S20 등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삼성전자가 계약을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계약으로 삼성전자의 부품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추가로 부담한 비용이 최소 1억60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137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총 3억2630만달러(약 4375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브로드컴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2023년 11월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은 올해 5월 공정위의 처분이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서울고법은 브로드컴이 부품 공급을 임의로 중단하는 이례적인 수단을 동원해 장기계약 체결을 강제했고, 계약이 삼성전자의 의사에 반해 체결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계약 내용 역시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브로드컴이 경쟁 업체의 부품 채택을 막으려는 목적에서 이 같은 행위를 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브로드컴이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은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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