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민주당·국힘 교사 정당 가입 거부…위헌이다?

  • ⓵ 교원 정당가입 제한, OECD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 ⓶ 정당가입 제한은 위헌이다?

  • ⓷ 교원이 정당 가입하면, 교실 안 정치적 중립 안지켜질까?

교원 정당가입 금지 그래픽챗GPT 생성
교원 정당가입 금지 [그래픽=챗GPT 생성]


21일 전국 교원 5,206명이 정당 가입을 신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가입 신청서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양당 관계자는 현행 법률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현재 한국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에서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정당법 제22조 역시 초·중등학교 교원을 정당의 발기인 및 당원이 될 수 없는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사정치기본권찾기연대’는 "교사도 시민으로서 지지하는 정당에 가입할 권리가 있으며, 교육 현장의 경험을 정책과 입법에 직접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교원들의 정당 가입을 둘러싼 공방이 거셉니다. 관련한 쟁점 3가지를 팩트체크했습니다.

 

⓵ 교원 정당가입 제한, OECD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 대체로 사실 아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OECD 국가 중 교원의 시민기본권을 전면 제한하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단체가 주장하는 '시민기본권'이라는 표현이 광범위한 만큼, 이번 논란의 핵심인 '교원의 정당 가입' 여부로 한정해 OECD 38개 회원국의 제도를 살펴봤습니다.

우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대다수 OECD 국가는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제한하지 않으며, 당비 납부나 정치자금 기부도 폭넓게 허용합니다. 일본 역시 공무원의 선거운동과 정치 활동은 엄격히 금지하지만, 개인 자격의 정당 가입과 당비 납부는 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교원의 정당 가입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도 존재합니다. 바로 튀르키예입니다.

튀르키예는 헌법 제68조를 통해 국공립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립학교 교사 역시 사립교육기관법에 따라 공무원 복무·징계 규정을 준용받으므로, 정당 가입이 파면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튀르키예에서는 국·공립과 사립을 불문하고 모든 교원의 정당 가입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OECD 국가 중 교원의 정당 가입이 금지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38개 회원국 중 이를 전면 차단하는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 단 2곳에 불과할 정도로 극소수인 점을 고려해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대체로 사실 아님 그래픽챗GPT
대체로 사실 아님 [그래픽=챗GPT]
 
⓶ 정당가입 제한은 위헌이다? = 대체로 사실 아님
2019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관련 법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2011년 유엔(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과 2015년·2016년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적용위원회 역시 한국 교원의 정치 활동 제한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국제기구 및 인권위의 권고를 근거로 교원의 정당 가입 금지가 위헌이라고 주장합니다.
 
헌법재판소 결정 (2018헌마551 정당법 제22조 제1항 단서 제1호 등 위헌확인) [출처=헌법재판소 결정문]
헌법재판소 결정 (2018헌마551 정당법 제22조 제1항 단서 제1호 등 위헌확인) [출처=헌법재판소 결정문]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미 교원의 정당 가입 금지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2020년 4월 헌법재판소는 모호한 '그 밖의 정치단체' 결성 및 가입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명확성 원칙 위반을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핵심 쟁점인 '정당 가입 및 발기인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학생의 기본권 보호를 이유로 재판관 다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유지했습니다.

즉 국내외 인권기구의 기본권 침해 우려와 개선 권고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현행 헌법을 최종 해석하는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명확히 합헌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당 가입 제한이 위헌'이라는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대체로 사실 아님 [그래픽=챗GPT]
대체로 사실 아님 [그래픽=챗GPT]
 
⓷ 교원이 정당 가입하면, 교실 안 정치적 중립 안지켜질까? = 판단 유보
교원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에게 특정 정치적 견해를 강요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과 교사 개인의 정당 가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라며 분리 접근을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 교원이 정당에 가입하더라도 교실 내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교원의 정당 가입은 물론 당원 활동과 공직 선거 출마까지 가능한데요. 교실 내 중립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도 촘촘히 마련되어 있습니다. 1976년 좌·우파 교육학자와 정당들이 합의한 ‘보이텔스바흐 합의(Beutelsbacher Konsens)’가 대표적입니다.

이 합의는 ① 교사가 학생에게 특정 견해를 강요하거나 주입해서는 안 되며(강제 주입 금지), ② 사회에서 논쟁 중인 사안은 교실에서도 다양한 시각을 대등하게 다뤄야 하고(논쟁성 유지), ③ 학생 스스로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학생 중심)는 3대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법률로도 직무 수행 시 ‘절제 의무’를 엄격히 부여해, 교내에서 특정 정당을 홍보하거나 편향 수업을 할 경우 징계나 파면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합니다.

반면 한국은 이러한 실질적 통제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현행 교육기본법 제6조와 제14조에 '정치적 편견 전파 금지' 및 '특정 정당 지지·반대를 위한 지도·선동 금지'가 선언적으로 명시되어 있긴 하지만, 보이텔스바흐 합의처럼 보수·진보가 공감하는 구체적인 수업 가이드라인이나 중재 시스템은 전무합니다. 법으로 교원의 정당 가입과 정치 활동을 원천 차단해 온 탓에, 교실 안에서 편향을 걸러낼 정교한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교원의 시민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실 내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는 시각 모두 각자의 근거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제도 변화 이후 교육 현장에 나타날 '미래 효과'이자 가치 판단의 영역이므로 참·거짓을 가리는 팩트체크 대상이 아닙니다. 이에 해당 주장은 '판단 유보'로 결정합니다.
판단유보 그래픽챗GPT
판단유보 [그래픽=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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