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재정지출의 성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시적인 재원으로 지속적인 지출을 늘릴 경우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면 투자를 위한 재정은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으로는 총수요에 가세해서 물가를 높일 수 있다"면서 "채산성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신 총재는 "내년 예산안에는 이전지출 형태의 항목도 상당히 있다"며 "이전지출은 재정승수가 0.2 정도로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요소를 모두 감안하면 내년 예산안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5%포인트 정도,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06%포인트 정도"라며 "물가 영향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재정승수가 낮은 항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재정승수가 낮다고 해서 안심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시적인 재원으로 지속적인 지출이 생기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각별히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번 늘어난 재정지출을 축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지속적인 지출로 이어진다고 하면 되돌릴 수 없는 항목들이 생기게 되고, 나중에 되돌리려고 해도 상당히 어렵다"며 "이런 지출을 설계할 때 향후 얼마나 쉽게 되돌릴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있다"며 "재정당국에서도 이를 잘 살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궁극적으로는 국회에서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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