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1141억 암센터엔 간호사 없고, 9% 증액 예산엔 공공의료 없었다

  • 박용갑 "국립암센터 시설 확충에도 간호사 이탈 심각…해외 출장보다 처우 개선 집중해야"

  • 이만희 "복지부 예산 9% 늘 때 지역 공공병원 예산 3% 증액…말장난에 불과해" 질타

  • 암센터 화재 위험 방치·지방 중입자 치료기 부족 등 보건의료 인프라 사각지대 도마 위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복지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복지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위기에 처한 공공의료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을 확충한 국립암센터는 정작 환자를 돌볼 간호사들이 대거 임용을 포기하는 촌극이 벌어졌고,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는 핵심 공공병원 지원 예산을 찔끔 올리는 데 그쳐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오후 국립암센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결핵협회 등 보건복지부 소관 1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026년도 국정감사를 이어갔다. 이날 질의에서는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을 필두로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부실과 정부의 엇박자 행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막대한 예산 들여 리모델링하면 뭐하나"…암센터 간호사 65.8% 임용 포기
​​​​​​​박용갑 의원은 국립암센터의 심각한 인력 누수 현상과 기관장의 안일한 경영 태도를 집중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립암센터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병상을 39개나 늘렸지만, 신규 간호사 합격자 약 300명 중 217명이 임용을 포기해 포기율이 65.8%에 달한다"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도 왜 이렇게 많은 인력이 포기하는지 원인 분석을 제대로 했느냐"고 물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모든 입원 환자가 암 환자라 업무 강도가 높은 반면, 기타 공공기관의 총액인건비 규제에 묶여 타 병원 대비 연봉이 1000만 원 이상 적다 보니 이탈이 많다"고 해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전문가인 원장이 해외 출장만 다닐 것이 아니라, 간호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협의해 처우 개선 등 경영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일침했다.
 
아울러 "수도권에 집중된 양성자·중입자 치료센터를 지방으로 분산 확충해, 치료비보다 간병비·교통비가 더 들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하소연하는 지방 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며 종합 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예산 3% 올려놓고 공공의료 강화?"…이만희 위원장, 복지부 '말장난' 질타
이만희 위원장은 보건복지부의 엇박자 공공의료 정책과 예산 배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과 이중규 공공의료정책관에게 "정부가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를 약속해 놓고, 정작 35개 지방의료원과 6개 적십자병원을 지원하는 핵심 사업인 '지역 거점 공공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 예산 증가는 3% 내외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복지부 전체 예산이 9%가량 늘어난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는 그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국립암센터의 화재 위험성 방치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국립암센터가 수배전반 불량으로 화재 위험성이 발각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추궁하며 "공공의료국장이 기본적인 시설의 위험성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무슨 공공의료 강화를 말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시설 의료진의 안전 대책 마련과 거점병원 적자 해소 방안을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대한결핵협회의 고무줄 검진 비용과 예산 삭감 문제도 지적됐다. 이 위원장은 "지역에 따라 2만 5000원에서 5만 원까지 천차만별인 결핵 검진 비용 단가를 통일하고,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3위인 엄중한 상황에서 검진 규모와 예산을 줄이는 행태를 즉각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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