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위기의 지역 건설업, 이대로 두면 안 된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2분기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26.4%를 기록했다. 실질 GDP로도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성장한 데 이어 2분기 3.7%를 기록해 성장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가격 상승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이례적으로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높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년 대비 대폭 상승한 3.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중동 분쟁 여파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정체된 것과 대비된다.

다만 이러한 기록적인 경제성장률 실적치나 전망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산업별·지역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 경제생활과 직결되는 물가 상승 및 산업별 고용률 양극화 등 경제 전반에 불안 요소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실제로 주요 반도체 기업의 장비 신규 도입 및 생산시설 확충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은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건설투자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달리 건설투자는 연간 0.1% 상승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정체 상태다.

특히 반도체 관련 투자에 집중된 설비투자 증가세가 지역에 따라 격차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건설투자 위축은 지역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불확실성마저 커져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최근 고용률이 소폭 개선됐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 고용률은 낮아졌다. 50대 이상 취업률이 상승하는 반면 청년층 취업률은 감소해 고용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국가 경제 기반이 되는 산업의 본격적인 회복 없이는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 여건 개선과 실질적인 경제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최근 건설산업 침체 양상은 국민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다. 8·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공급 확대 정책 추진,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특수 등으로 인해 건설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고 일부 대형 건설기업 수주 확대나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반면 지방의 중견·중소건설기업은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실제 올해 9월까지 중견·중소 건설기업 폐업 신고는 전년 동기보다 늘었고 지방 중견 건설기업 회생절차 신청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건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을 내놨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흡하다.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재 건설시장은 공사비, 그중에서도 주거용 공사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자재나 인건비 상승으로 전체 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건설시장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8개월 연속 건설업 취업자 수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실현하기 위해선 건설 경기 중에서도 특히 지방의 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AI 관련 투자 확대와 함께 지역 전반에 생산이나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설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침체 속에서 경영위기에 빠진 지방의 경쟁력 있는 중견·중소 건설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주택경기 회복 지원책 및 금융, 세제상 지원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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