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 칼럼] 메달 숫자 너머, 나고야에서 봐야 할 것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 선정된 조정 김동용과 탁구 신유빈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 선정된 조정 김동용과 탁구 신유빈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부터 경기표가 빼곡하다. 여자축구 남북전과 야구 대만전이 같은 날 열리고 황선우·김우민이 수영장에 선다. 송세라와 오상욱, 신유빈이 뒤를 잇고 27일에는 우상혁이 높이뛰기 결선에 나선다.

한국 선수단이 내건 목표는 금메달 40~45개, 종합 3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과 2022 항저우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3위에 도전한다. 일본과 격차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항저우에서 일본은 일부 주요 종목에 최정예 선수를 내보내지 않고도 금메달 52개를 땄다. 한국은 42개였다.

금메달 10개 차이는 작지 않다. 더구나 이번에는 일본이 안방에서 대회를 치른다. 한국이 3위를 지키는 것 못지않게 일본과 어느 정도 승부를 벌일 수 있느냐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중국·일본과 경쟁 구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이번 대회에서 확인할 대목이다.

메달 수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결과다. 어느 종목이 강해졌고 어디에서 밀렸는지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아시안게임 때마다 금메달 개수와 종합 순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에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볼 필요가 있다. 2년 뒤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이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오상욱은 파리올림픽 2관왕이고 송세라는 지난 7월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우승했다. 우상혁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꾸준히 겨뤄왔다. 다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직 없다.

이들에게 이번 대회는 또 하나의 국제대회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 경기력을 확인하고 2년 뒤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다. 이름이 덜 알려진 선수들에게도 중요하다. 여기서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가 LA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금메달 숫자만 세기에는 아깝다. 수영과 펜싱, 양궁은 여전히 강한지, 그동안 취약했던 종목은 얼마나 따라붙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종목에서는 누가 치고 올라오는지도 봐야 한다. 간판 몇 명에게 메달이 집중되는지, 여러 종목에서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는지도 한국 스포츠의 현재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한국 주요 선수들이 거의 매일 경기를 치른다. 이겼느냐 졌느냐만큼 기록도 중요하다. 자기 기록을 얼마나 줄였는지, 세계 정상권과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처음 보는 이름이 얼마나 등장하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나고야에서 따낸 메달은 곧 집계표에 숫자로 남는다. 하지만 2년 뒤 LA에서 다시 보게 될 이름은 아직 알 수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그 이름을 몇 명이나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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